농악 장단에 신명난 500여명 어깨춤 '얼쑤∼'

입력 2011-08-22 10:05:55

선수촌 앞 공원 '주민 화합·만남의 축제'

21일 대구 동구 율하동 세계육상대회 선수촌 단지 분수공원에서 선수촌 인근의 안심1. 2. 3동 주민들이 풍선을 날리며 각국 선수단의 입촌을 환영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1일 대구 동구 율하동 세계육상대회 선수촌 단지 분수공원에서 선수촌 인근의 안심1. 2. 3동 주민들이 풍선을 날리며 각국 선수단의 입촌을 환영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1일 오후 6시 대구 동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 아파트 앞 공원. 수백 명의 시민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20여 명의 농악단이 울리는 꽹과리, 북, 장구 등의 흥겨운 장단에 맞춰 500여 명의 시민들은 '얼쑤~ 얼쑤~' 어깨춤을 췄다. 광장엔 육상대회 홍보 링타이를 맨 어린이, 유모차를 끈 주부, 딸을 목말 태운 아버지,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손뼉을 치며 흥겨운 공연에 몸을 맡겼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사회자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과 선수단 환영, 주민들의 화합과 소통을 기원하며 "대한민국, 대한민국, 대한민국"이라고 외쳤다. 이와 동시에 주민들은 손에 들고 있던 오색빛깔의 풍선 1천700여 개를 하늘로 날려 보냈다. 각각의 풍선에는 대회에 참가하는 206개 국의 국기가 매달려 있었다. 풍선들은 바람에 실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선수촌 아파트를 가로질러 날아갔고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축제는 선수촌 아파트 인근 안심 1~4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주민화합'만남의 축제'. 이번 행사를 기획한 관계자는"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선수들을 환영한다는 취지에서 주민들만의 힘으로 행사를 마련했다"며 "선수들이 대구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고 멋진 기억을 갖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 행사장을 찾은 오현령(35'여'동구 신천동) 씨는 "짧은 대회기간이지만 선수들이 주민들과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농악놀이도 함께 손을 맞잡고 즐기면 신날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영국 국기가 달린 풍선을 들고 공연을 즐기던 주민 우진숙(48'여'동구 안심2동) 씨는 "동네를 산책하다 외국인 선수를 만난 적이 있는데 중요한 손님이라는 생각에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다"며 "모든 주민들이 화합해 한마음으로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수촌에 입촌한 외국인 선수들도 대구시민들이 선물한 축제에 고맙다고 화답했다. 자전거를 타고 선수촌 인근을 산책하다 우연히 행사장에 왔다는 미국인 한 선수는 "리듬감 있고 신나는 난타 공연, 농악놀이를 보니 흥이 절로 났다"며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대구시민들의 정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안심1동 정수만(68) 주민자치위원장은 "우리 마을을 찾은 선수들에게 환영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고심하다 주민들의 힘으로 선수들을 위한 환영축제를 하게 됐다"며 "선수촌에서 머무는 선수들이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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