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한국 갈비 맛있어요"…컨디션 회복한 듯

입력 2011-08-19 10:35:31

대구 사업가 저녁 대접…웃고 동료들과 장난도

세계적인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가 18일 오후 대구 그랜드 호텔에서 식사하고 있다.
세계적인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가 18일 오후 대구 그랜드 호텔에서 식사하고 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맛있어요."

18일 오후 8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 그랜드호텔 5층 뷔페식당.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 선수가 동료 선수 10여 명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볼트는 검은색 푸마 반소매 티셔츠와 트레이닝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볼트는 장난을 치거나 주변에 농담을 건네며 여유를 되찾은 듯했다. 뒷자리에 앉은 동료 선수의 머리를 팔로 감싸며 장난을 쳤고 머리에 꿀밤을 때리는 시늉까지 하며 줄곧 웃음을 지었다. 동료 선수의 귀를 잡아당기며 익살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대구에 입성한 뒤 이렇게 웃고 장난치는 모습은 처음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볼트의 통역관은 "오늘 볼트 선수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동료 선수들과 장난도 많이 치고 대구시민들이 식사 중에 말을 걸어와도 흔쾌히 응해줬다"고 했다.

이날 모임은 지역의 한 사업가가 자메이카 대표팀에게 저녁 식사를 제공한 자리. 이 사업가는 딸과 함께 식당을 찾아 볼트 선수와 사진 촬영도 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와의 만찬을 즐겼다. 자메이카 대표팀의 대구 생활을 돕고 있는 한 단체 관계자들은 "이 사업가처럼 볼트 등 자메이카 대표팀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싶다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자메이카 선수들의 숙소인 그랜드 호텔에서 만난 볼트는 "이젠 편안하고, 컨디션을 찾고 있다"고 했다. 동료들과 장난을 치는 익살스러운 모습의 볼트는 대구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첫날과 경산 훈련장에서 굳은 표정으로 운동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볼트는 대구에서 먹어본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으로 '갈비'를 꼽았다. 대구를 대표하는 찜갈비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호텔 뷔페에 있던 갈비를 맛본 뒤 이같이 말한 것. 그는 이날 점심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맛본 파스타에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 볼트는 파스타를 먹으면서 "파스타는 에너지를 흡수하는 데 좋아 체력 보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볼트는 대구의 날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볼트에게 "대구는 한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유명하다, 자메이카보다 더운 것 같냐"고 묻자 "대구 날씨는 습도(humid)가 높은 것 같다. 자메이카보다 덥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어 공부에도 관심을 보였다. 단체 관계자들은 간단한 한국어가 적힌 소책자를 이날 볼트에게 선물했다. 볼트는 저녁 식사 도중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등 한국어를 읽으며 발음 연습을 했다. 한국어는 그에게 생소한 언어지만 인사말을 익힐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볼트는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뷔페식당에 머무르다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볼트가 입국한 뒤 그와 계속 동행한 한국인 통역관들은 "세계적인 선수라서 다가가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농담도 잘하고 버스에서 여자 통역관이 먼저 내릴 때까지 기다리는 등 신사다운 모습도 보여줬다"며 "주변인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배려해줘서 너무 감동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볼트는 경산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에서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에 맞춰 스타팅 연습을 하는 등 한국에서 이틀째 훈련을 소화했다. 스타팅연습에 이어 200m를 5, 6회 전력질주하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날씨가 더워 웃통을 벗은 채 트랙을 달리는가 하면, 훈련 중간 중간 동료와 큰 소리로 웃는 등 첫날보다 표정이 한층 밝아진 모습이었다. 경산'김진만기자. 황수영'백경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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