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역사 상인들 "고래싸움 등 터질판"

입력 2011-08-19 10:46:46

철도公, 임대차업체와 갈등 계약해지 통보 송사 예고

지난해 11월 구미역사에 KTX가 철수하고 새마을호 운행이 줄어들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구미역사 상업시설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병용기자
지난해 11월 구미역사에 KTX가 철수하고 새마을호 운행이 줄어들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구미역사 상업시설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병용기자

"마른하늘에 날벼락입니다. 전 재산을 털어 넣었는데 쪽박을 차게 생겼습니다."

한국철도공사가 18일 경부선 구미역사 상업시설을 임차하고 있는 ㈜써프라임플로렌스 측에 임대차 계약 해지 통보를 하자, 구미역사에 입주해 있던 전차인 200여 명은 한숨 섞인 탄식을 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사업자인 써프라임플로렌스가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58억원을 체납하고, 각종 시설 개선을 요구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차인들은 써프라임플로렌스 측에 지난 2008년 9월부터 적게는 5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임대보증금을 내고 구미역사 상업시설에서 영업을 해 왔다. 현재 구미역사 상업시설 내에는 의류매장을 비롯해 식당, 대형서점, 컨벤션 웨딩홀, 대형 슈퍼마켓, 커피숍 등 5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써프라임플로렌스는 "한국철도공사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차인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며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계약해지 취소 소송을 할 경우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동안 구미역사가 불법 건축물로 방치돼 전차인들이 권리행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4층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6)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구미역에 정차하던 KTX가 빠지고, 새마을열차 운행도 줄어드는 등 구미역은 사실상 상권이 죽은 역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는 아예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1월 KTX김천구미역사가 김천 남면에 준공되면서부터 구미역에 정차하던 KTX가 완전 철수하고 새마을호 운행 편수도 줄어들면서 구미역사의 상권이 위축돼 이곳에 입주해 있는 업주들은 기존보다 30∼50%가량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써프라임플로렌스 임찬규 부장은 "당초 한국철도공사와 임대 계약을 체결할 때는 KTX와 새마을호 운행을 한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면서 "한마디 상의도 없이 KTX를 철수시켰고, 새마을호 운행 편수도 대폭 감축해 입찰 사기"라고 주장했다.

한국철도공사 하승열 사업개발본부장은 "써프라임플로렌스가 지하주차장을 건립하기로 했으나, 이 회사가 자금난으로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해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정상화가 늦어졌다"며 "법적 절차를 거쳐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해 빠른 시일 내에 구미역을 정상화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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