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회사 대구로 확장…대구보건대학과 산학 협정
"미국에 살면서도 늘 대구가 그리웠습니다.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감수성 넘치던 사춘기를 보냈기에 마음의 고향은 대구라고 항상 생각합니다. 줏대 있고 정체성(正體性) 강한 지역 정서도 고지식한 제 성격과 잘 맞고요."
미국 시민권자인 조현제(62) ㈜더덴탈솔루션 대표이사는 '대구 예찬론'부터 꺼냈다. "배타적이란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한 번 마음을 주면 끝까지 믿어주고, 보수적이란 비판을 받는 것은 그만큼 쉽게 흔들리지않기 때문"이란 게 그의 믿음이다.
조 대표이사가 대구에서 보낸 시간은 실제로 길지 않다.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구로 옮겨와 경산에 있는 영남삼육중고를 5년간 다닌 게 전부다. 하지만 수성못과 팔공산에 얽힌 추억들을 풀어놓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대구사람이다.
그는 요즘 대구(大邱)를 '대구'(大口)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전력을 쏟고 있다. 치과기공업계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자신의 회사를 대구로 확장, '입에 관한 최고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 나름대로의 '대구 사랑'인 셈이다. 그가 2005년 귀국 후 설립한 ㈜더덴탈솔루션은 직원 160여 명이 연간 800만달러 상당의 치과 기공물을 생산, 미국'캐나다'일본'호주'러시아 등지에 전량 수출하고 있다. 2008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부품소재 전문기업 지정을 받은 데 이어 2009년에는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지식경제부)과 '수출유망중소기업'(중소기업청)에 선정돼 기술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대구보건대학과 산학협력협약을 맺어 치기공학과에서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관건이거든요. 연말쯤 대구 공장을 설립해 졸업생들을 채용할 예정인데 5년 내에 3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게 목표입니다. 서울 공장은 쇼케이스로 두고 본격적인 생산은 대구에서 할 생각입니다."
멋스럽게 다듬은 콧수염이 인상적인 그는 예상대로 미술학도였다. 1977년 미국 네바다주립대 미대에 진학,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치기공소를 운영하던 친구의 권유로 화가의 꿈을 접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는 소질이 있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유명인사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용돈도 꽤 많이 벌었죠. 그런데 '너처럼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 치기공을 배우면 예술품이 될 것'이라는 친구의 유혹에 그만 넘어갔죠. 허허허…."
198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신의 치과기공소를 처음 시작한 그는 직원들에게 "생활인이 아니라 전문가가 돼라"고 주문한다. "자신이 하는 일을 단순히 돈 버는 수단으로 여겨서는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치기공 분야는 많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만큼 노력만큼 성공할 수 있죠. 독일과 일본이 이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자리잡은 배경이기도 합니다."
조 대표이사 자신도 환갑을 바라보던 2006년 미국 알라바마주에 있는 클레톤자연치료의과대학에서 자연치료의사 학위를 받은 노력파이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