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직접 횟감 선별 '자연산 잡어' 마니아들 인정
직장인들이 즐겨 다니는 음식점은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음식 맛은 기본이다. 그리고 주인의 인상이 좋든지, 마음씨가 푸근하든지, 친절하든지 무엇인가 특성이 있다. 손님이 많이 찾아오게하는 가장 평범한 진리가 있다. 사람도 푸근한 정이 있는 사람에게 이끌리듯이, 음식상도 푸짐하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런 점에서 충무회타운은 일단 합격이다. 오랜 단골인 삼성생명 수성지점 정갑순 팀장은 "시장 안 골목에 위치해 조금 불편해도 단골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소개한다. 그 이유는 자리에 앉아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서서히 밝혀진다.
충무회타운은 '자연산 잡어 전문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김동철(45) 대표는 횟감을 선별할 때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기로 소문났다. 김 대표 자신이 직접 회를 손질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 한 눈에 척 보면 어종의 상태를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싱싱한 일등품이 아니면 당장 되돌려 보낸다"고 자신있게 밝힌다. 이로인해 수족관에는 쏨뱅이, 베도라치, 쑬뱅이, 쥐치 등 잡어들이 가득하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4동 남부시장 뒤에서 7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손님은 단골손님들이다. 저녁시간에는 발디딜 틈이 없다. 점심 때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손님들은 그 이유를 이미 다 알고 있다.
본 메뉴인 회가 나오기 전에 맛보기 음식이 선 보인다. 홍게와 새우구이, 소라, 물회, 가자미 튀김, 다슬기 국물, 샐러드 등 금세 한 상 그득하게 차려진다. 한결같이 맛깔스럽다. 무엇부터 먼저 맛을 볼까? 맘이 급해진다. 삼성생명 정묘선 재무설계사는 "회 맛도 좋지만, 맛보기 음식이 너무 화려해 마치 고급 일식집 같은 분위기"라고 설명한다. 이뿐 아니다. 메인 음식인 회가 등장하면서 반들반들하게 기름기가 밴 장어구이와 해물 모듬, 튀김, 계란탕이 잇따른다. 맛보기 음식에 빠져 자칫 본연의 회에 흥미를 잃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다. 맛보기 음식을 즐기다보면 '회'가 등장한다. 인물이 좋은 참돔이다. 반지르르 빛깔이 곱다. 큼지막하게 썰어 내 먹음직스럽다. 철망처럼 얼기설기 한 모습의 참돔 껍질을 살려 둔 뱃살 부분을 맛본다. 쫄깃하다. 껍질의 오돌한 느낌에다 속살의 고소함이 입안에 가득해진다.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이 강하다. '역시 회는 이렇게 먹어야 맛있는 법'이라는 사실을 체득하는 순간이다.
단골손님은 대부분 '자연산 잡어' 마니아다. 김 대표가 "자연산 잡어 맛을 보여 드리겠다"며 직접 회를 장만해 왔다. 도라미라고 한다. 씹히는 감각이 일품이다. 김 대표는 "잡어는 가격이 조금 높지만 품질은 확실하다"며 "시중에서 말하는 잡어류와는 맛이 다를것"이라고 밝힌다. 두툼하게 썬 참돔 맛도 좋다. 부드럽고 쫄깃한 특유의 맛이다. 한순이 설계사는 "특별한 모임이 있거나 팀 회식 때는 꼭 이 집을 찾게 된다"고 말한다.
송명희 설계사도 "회 맛도 좋다고 소문났지만, 생우럭탕은 꼭 추천하고 싶은 메뉴"라고 말한다. 삼성생명 수성지점 팀원들이 이 집과 인연을 맺은 것은 2년 전이다. 정갑순 팀장이 "비교적 가격도 저렴한데다 회 맛도 좋고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는 곳"이라는 말에 한 번 와 보고는 곧 단골로 변신했다. 단체모임이 많아 3개의 방과 홀에는 언제나 발 디딜 틈이 없이 꽉 들어찬다. 제대로 된 잡어 맛을 기대하는 손님은 자리가 날 때까지 바깥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자연산 잡어는 6만원(소), 7만원(중), 10만원(대)으로 주문할 수 있다. 모둠 회는 4만~6만원, 물회와 초밥, 생우럭탕은 각 1만원, 자연산 물회는 1만5천원이다. 점심특선으로 회 정식 1만5천원, 회덮밥 7천원이다.
##추천 메뉴-물회 두 종류
##해삼'멍게 고명…산뜻함과 싱싱한 맛
자연산 잡어와 도다리를 섞은 물회, 우럭'광어로 만든 물회. 두 종류가 있다. 자연산 잡어 물회는 한결 쫄깃하고 고소하다. 해삼과 멍게를 고명으로 얹어 산뜻함과 싱싱한 맛을 부추긴다. 맛과 멋을 더한 셈이다. 살얼음이 사르르 낀 국물을 마시는 순간, 목을 타고 달콤새콤한 맛이 짜르르하게 온몸에 전달된다. 채 썬 오이의 상큼함과 함께한 물회는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살아 있다. 멍게의 향긋함, 오돌오돌한 해삼의 식감은 덤이다. 지나치게 물회 맛의 도를 넘지 않고, 시원하고 감칠 맛 나는 전형적인 물회다. 해삼, 멍게를 가미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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