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0만에 자전거 보유수는 대구 최다…주민들 볼멘소리
1. 자전거 애호가인 박영민(35'달서구 상인2동) 씨는 자전거를 타고 수성구 지역으로 갈 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든다. 달서구쪽에서 수성구 중동교를 건너가면 자전거 전용도로가 확 뚫려 대구스타디움까지 시원하게 달릴 수 있기 때문. 박 씨가 살고 있는 달서구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성서산업단지 내 7.5㎞ 구간이 전부인데다 그나마 있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도 상태가 엉망이다. 박 씨는"달서구는 구민이 60만 명에 이르고 자전거 동호인들도 많은데 자전거 도로 구축에㎞서는 왜 소외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2.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곡로 월성네거리~학산중학교 구간.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한데다 학산중학교와 영남중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주요 통학'통근로다. 영남중학교는 자전거 통학 시범학교로 지정됐을 정도로 자전거 이용학생이 많지만 학교주변엔 아예 자전거도로가 없거나 노면상태가 엉망이다. 특히 상인네거리 주변 인도는 자전거와 행인이 뒤엉켜 사고위험도 크다. 천의재(14'달서구 상인2동) 군은 "도로를 달리기에는 차가 너무 많고 인도는 사람들과 부닥치기 일쑤"라고 불평했다.
대구시가 전국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구축 중인 자전거 전용차로가 수성구와 북구, 남구 등 대구 도심 동쪽에만 편중돼 달서구 지역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시는 올해 수성구와 서구, 북구 등지에 자전거 전용차로 17.68㎞를 설치했다. 내년 말까지 2단계 사업으로 수성구 대구스타디움∼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동구 반야월삼거리∼북구 복현오거리 구간과 북구 도청교∼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남구 영대병원 네거리~달성군 가창면 구간 등도 연결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118억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이 자전거 전용차로 건설계획에 달서구는 쏙 빠져 있다. 시에 따르면 자전거 보유 대수는 지난해 말 현재 달서구가 14만6천545대로 가장 많고, 북구 13만2천400대, 수성구 12만1천206대, 동구 11만1천511대였다. 반면 자전거 전용도로는 북구가 16.9㎞로 가장 길고, 달서구 9.71㎞, 동구 8.72㎞, 수성구 8.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자전거 도로 유지'보수 예산 대부분이 자전거네트워크 구축 사업으로 돌려지면서 달서구는 기존 자전거도로 정비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월곡로의 경우 올 연말까지 10억원을 들여 정비하려 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상화로와 산원로, 성서공단로 등도 자전거도로를 정비하는 데 20억원이 들지만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구청 재정이 열악하다 보니 시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지만 3년은 기다려야 가능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전국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행정안전부가 주도하는 사업이어서 노선 결정에 의견을 내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자전거 네트워크 사업에 시 부담만 75억원이 되다 보니 달서구에까지 지원해 줄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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