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소 함께 맞춰볼까" 청도 주말엔 짜릿한 '한국형 소싸움'

입력 2011-08-18 10:24:08

청도 상설소싸움 경기장 9월3일 공식개장

청도 상설소싸움경기장이 9월 3일 공식 개장된다. 그동안 민속축제 행사에 머물던 소싸움경기가 이날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소싸움 갬블사업으로 시동을 걸게 된다. 박진감 넘치는 소싸움의 매력에다 흥행 요소(베팅)를 도입, 관람객이 싸움소와 호흡을 같이 하며 우승 소를 점치는 짜릿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청도군이 소싸움의 인기에 착안해 시작한 소싸움경기 사업은 국내 최초이며,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한국형 소싸움'이다. 청도군은 삼국시대 이래 민속놀이로 전승되어온 소싸움을 10여년 넘게 체계화하고 현대화시켜 이제 세계 속의 레저문화로 선보이게 된다.

◆'손님몰이' 막바지 리허설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IC에서 차량 5분 거리인 청도 상설소싸움경기장은 지붕에 하얀 천이 덮인 돔형 건물이다. 경기장 관람석에 들어서면 원형 경기장(링)과 빨간'노란색 의자가 눈에 띈다. 경기장 전면 1, 2층에는 발매 창구 143개소가 자리 잡고, 경기 중계화면과 배당률 등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LCD화면이 100여 개 설치돼 있다. 경기장 대형 전광판도 실시간 정보를 계속 제공한다.

경기 시행자인 청도공영사업공사는 9월 개장을 앞두고 매주 토'일요일 실전을 방불케 하는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장 현장은 실제 개장을 가상해 하루 10경기씩 발매와 시합, 배당률 게시, 현금 환급 등 종합예행연습으로 분주하다.

"현재 발매 마감 5분 전입니다."

장내 방송이 연속적으로 우권 발매 종료 카운터다운 시간을 알려준다. 우권 발매 마감과 동시에 발매 창구의 커튼이 내려가면 시합이 시작된다. 주심과 5명의 심판 소개, 싸움소 소개에 이어 경기가 시작되면 장내 아나운서가 경기 상황을 신속히 전달한다. 경기가 끝나면 전광판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창구의 커튼이 올라오면 환급과 다음 경기 우권 발매가 시작된다.

공영사업공사 이영구(41) 팀장은 "손님맞이에 앞서 돔 개폐시설 등 경기장 시설 개'보수를 완료하고 발매 전산, 경기정보, 소싸움 판정 시스템 등 핵심부분의 시뮬레이션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싸움이 갬블상품으로

소싸움 경기도 이제부터는 경마나 경륜처럼 전용경기장에서 돈을 걸고(베팅) 시합하는 갬블상품으로 선보인다. 그러나 소싸움은 다른 갬블과는 달리 사람이 직접 경기에 개입하지 않는 승패의 불확실성이 묘미다. 또 우직한 소들의 싸움이라는 측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어 경기마다 예측불허의 이변과 의외성이 짜릿한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싸움은 매주 토'일요일 하루 10경기씩 운영된다. 매 경기 종료 후 20분의 발매시간이 주어지며 우권 구매표를 구입해 경기에 참여하면 된다. 갬블방식은 한 경기의 승자를 맞히는 단승식, 연속 2경기를 묶어 승자를 맞히는 복승식, 한 경기의 승자와 승리시점을 맞히는 시단승식, 연속 2경기의 승자와 승리시점을 맞히는 시복승식 등 4가지 방식이다. 1인 1회 우권 구매의 상한선은 10만원이며, 승리 소를 맞히면 환급금(상금)을 타게 된다.

공영사업공사는 전국투우연합회 등의 협조로 전국적인 '스타 소'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의 싸움소 840여 마리 가운데 301마리가 공영공사에 등록을 마쳤고, 이 중 103마리가 청도지역 싸움소다.

부정 소지를 막기 위해 출전 소는 경기 전날인 금요일까지 우사동 대기실에 입소해 소 주인과 격리된다. 우사동의 54개 대기실은 방마다 감시용 CCTV가 설치돼 있다.

◆상설 경기 개최와 기대효과

전국에서 유일하게 갬블을 목적으로 건립된 소싸움경기장은 특급 관광지로 주목받게 됐다. 주말마다 소싸움의 흥행으로 관람객들의 함성과 탄성이 교차하는 관광상품으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상설 소싸움은 또한 싸움소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하면서 전통적인 소싸움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각국에 산발적으로 분포된 소싸움 경기에 대해 종주국의 위치를 다지는 의미가 있다.

한국우사회 박춘택(48) 실장은 "매년 봄에 열리는 지역 축제성 소싸움대회에서 벗어나 상설경기는 가장 한국적인 소싸움의 흥행과 재미를 도입해 직접 참여하는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싸움소 주인에게 승리상금, 연승상금 등 경기당 최고 130만원의 경기수당이 지급되고, 싸움소 사육 융자 지원 등 축산농가의 수익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매출액 가운데 환급금 72%를 제외한 나머지 레저세 등 지방세수 증대와 지역 고용창출, 경제 활성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중근 청도군수는 "청도에서만 특화된 소싸움 경기를 통해 지역발전을 이끌고, 소싸움장 경영의 안정적인 정착과 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자료제공:청도공영사업공사 ㈜한국우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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