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지역뿌리 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입력 2011-08-17 08:46:50

전문기관의 분석자료를 보면 2010년의 대구지역의 산업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1.9% 성장을 기록해 전국 평균 16%보다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대구 수출 실적 역시 50억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해 전국 평균 30%를 앞질렀다.

이러한 산업 성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섬유산업이 신 부가가치 창출로 새롭게 거듭나고 기계부품이나 자동차 부품산업도 기술경쟁력 향상을 토대로 세계시장에서의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구가하는 등 대구 전통산업의 성장이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섬유와 함께 기계'자동차 부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구의 상반기 전체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5.6% 상승해 7대 도시 가운데 울산(45.6%) 인천(33.3%)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전국 평균 상승률(24.2%)보다 높았다. 산업생산 역시 전년보다 23% 증가해 전국 평균인 18%를 크게 넘어섰다.

여기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을 통한 지식기반 산업의 확대나 첨단의료복합산업 유치를 비롯해 전자정보산업, 바이오산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유치를 통해 장기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것은 미래 대구 경제의 성장과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산업의 유치나 대기업 및 해외투자 유치에만 집중하는 것은 현재 대구지역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존 전통산업에 대한 지원이 오히려 소홀해지거나 역차별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대구시의 지속적인 실업률 해소 노력 등을 통해 실업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전국 평균 3.7%에 비해 높은 4.0%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고, 이는 20% 미만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 기반의 산업 구조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임을 나타내고 있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지역 제조기업을 먼저 육성해 청년과 서민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민 모두가 고루 잘 살 수 있게 할 수 있다.

현재 대구의 자동차 부품 산업이나 기계 산업은 자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중소'중견기업에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역 기업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을 우선 지원해 안정적 성장 기반을 갖춰주고, 고용창출의 주역으로 육성해야 한다. 중소'중견기업이 바로 서야 지역의 실업률 해소에 기여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서비스 및 지식기반 산업으로 이행하기 위한 뿌리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 있다.

게다가 새로운 산업분야가 경쟁력을 갖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까지는 일정 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신산업에 매달려 전통산업의 가치와 역할을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물론 기업 스스로 변화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대구의 전통산업이 급변하는 세계 경제 환경이나 치열한 외부 경쟁에서 생존하고 굳건히 기반을 자리 잡은 배경에는,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부단한 노력과 땀, 열정을 바탕으로 한 기업가 정신과 노'경 협력에서 비롯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대구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굳건히 자리 잡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해 국내외 시장 개척 노력을 부단하게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 대구시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우리 대구의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된 전통산업군이 해당 산업에서 더욱 확고한 성장 기반을 갖추고 한 단계 더 성숙되고 발전된 방향으로 성장을 이끌어 주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더욱더 가속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산업의 발전 추세에 따라 새로운 산업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전통적인 뿌리 산업을 더욱더 지원하고 가꾸어야만 균형 있는 경제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뿌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특별 조례 제정이나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해당 기업 간 상호 정기적인 만남 등 행사를 통한 정책 제언의 창구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또 우리 대구가 뿌리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더불어 미래 성장 산업의 안정적 유치를 바탕으로 한국의 으뜸가는 산업'경제도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고병헌(캐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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