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역사담당 30명, 안중근 의사 5개월간 옥고 치른 역사현장에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현장에서 맞은 광복절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대구'경북지역 초'중'고교 역사담당 교사들 30명으로 구성된 만주항일유적지 탐방단은 15일 오후 안중근 의사가 마지막을 보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뤼순(旅順)감옥을 찾았다. 뤼순 감옥은 안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지 8일 후인 1909년 11월 3일부터 1910년 3월 26일 순국하기까지 5개월 여를 보낸 악명높은 곳이다. 이곳에서 수많은 항일투사들이 독립을 원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혹독한 감옥살이를 하다 결국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탐방단이 러시아식 붉은색 벽돌의 감옥에 들어서면서 광복절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모두 가슴이 뜨거워졌다. 습기차고 침침한 감옥을 둘러보면서 먼 이국땅 차디찬 감방에서 고통 받았을 항일투사들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더 무거워졌다.
안 의사가 수감돼 있던 2평 남짓한 감방에는 햇볕드는 창가에 자그마한 책상이 놓여 있었다. 안 의사는 사형선고를 받고도 의연함을 잃지않고 '안응칠 역사' '동양평화론' 등 54종의 유묵을 썼다, 남북으로 갈리고 수도권과 지방이 갈린 현실을 돌아보니 안 의사의 유업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는 우리 후손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뤼순 감옥의 사형장, 전시관의 끔찍한 고문 도구 등을 둘러보고 일제의 잔혹했던 만행에 치를 떨었다.
탐방단은 안 의사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사형장 앞에서 묵념을 올리고 작은 광복절 기념식을 가졌다. 한 교사는 "오늘만큼 의미있는 광복절이 없었던 것 같다"며 "학생들에게 뤼순 감옥의 얘기를 들려주고 애국선열을 잊지말자는 수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탐방단은 안동독립운동기념관 주최 '항일무장투쟁 10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구성됐으며 14일부터 단동시의 항일지사들의 거점이었던 이륭양행과 독립군의 산실인 통화시 신흥무관학교 등 안동사람들이 중심이 된 서간도 지역 항일무장투쟁 발자취를 돌아봤다. 이날 김희곤 안동독립운동기념관장(안동대 교수)은 "100년 전 경술국치 당시 이런저런 핑게로 트집을 잡으며 우리나라를 강점한 일제가 오늘에 이르러서도 다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며 우기는 생트집을 부리고 있다"며 "역사는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뤼순 감옥에서 작지만 뜻깊은 8'15기념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중국 다롄 뤼순감옥에서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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