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활·자립' 박근혜·'통 큰 나눔' 정몽준·'인재영입' 손학규

입력 2011-08-16 09:54:34

8'15 광복절을 전후해서 여야 정치권의 예비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빴다. 특히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기일을 맞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박근혜 정책' 발표에 앞서 자신의 복지 철학을 다시 강조했고,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2천억원에 이르는 사재를 포함한 5천억원 규모의 복지재단 설립을 발표하며 '통 큰' 나눔 문화 실천을 약속했다. 기상 악화로 독도 방문에는 성공하지 못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바닥 민심을 다잡고 새 인물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자활'자립' 강조하는 박근혜

"그동안 준비해 온 정책을 앞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자신의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 철학을 다시 확인했다. 정치권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공방을 이어가는 시점에 복지에 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돈보다는 자립을 강조한 개념이다.

15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37주기 고(故)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박 전 대표는 "어려운 분들을 단순히 도와주는 것을 넘어 그분들이 꿈을 이루고 행복해질 수 있게 국가가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세심하게 지원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복지"라고 밝혔다. 지난해 사회보장법 전면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주장한 내용으로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라는 부분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이어 "어머니(육 여사)는 단순히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를 갖게 도와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는데 정치권을 이를 자활과 자립을 중요시한 '육영수 복지'를 박 전 대표가 이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이 아닌 자신의 복지 철학을 내세워 다른 대권 주자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하는 정몽준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시점에 친이계 사이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실천하는 나눔의 정치를 실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이기도 한 정 전 대표는 사재 2천억원을 출연함으로써 범(凡) 현대가의 5천억원 규모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 설립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특히 아산나눔재단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였던 지난 3월 정 전 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 전 대표가 '사회 환원'을 직접 실천해 대권 행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꾀한 것이라는 정치권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대학등록금 인하,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정치권이 대거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올가미에 잡혀 있을 때 복지재단 설립을 통해 '기부와 나눔의 문화'를 직접 실천하는 대권 주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해석이다. 정몽진 KCC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 범 현대가 일가의 사재 출연도 이어지면서 대기업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자극, 정 전 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알릴 기회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고용, 내수, 민생 강조하는 손학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약진으로 야권 내 대선후보 경쟁에서 독주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6일 라디오연설을 통해 '고용과 내수' '민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나흘간의 휴가 구상을 요약한 것으로 손 대표는 "정부의 '대기업 프랜들리' 정책으로 재벌과 대기업은 최고의 수익을 올렸지만 민생경제는 파탄났다"며 MB노믹스의 근본 수정을 주장하면서 "고용과 내수를 통해 모든 경제활동, 기업활동은 일자리 창출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골자인 '공생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장경제'에 대해서도 "옳은 방향"이라고 짚은 뒤 "그동안의 대기업 중심 정책, 4대강사업과 같은 토건경제, 부동산정책, 그리고 부자 감세에 대한 반성과 철회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8월 임시국회를 "오로지 민생국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앞으로 당 혁신을 위해 인재영입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물 영입에 나서면서 호남 정당이라는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