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체질 강화, 2008년 재연은 없다

입력 2011-08-10 10:08:07

외환보유액 다변화 은행 외채 안정 추세

폭락을 거듭하던 국내 증시가 10일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연은 없을 것'이라는 국내 금융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날 188.77포인트까지 하락, 1700선까지 내려가며 사상 최대 폭락 기록을 갈아치웠던 코스피 지수가 막판 정부와 기관투자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1800선을 회복한 것 역시 2008년보다 월등히 강화된 국내 증시 체질 강화를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속절없이 무너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분명 다르다"며 "국내 증시는 3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체질 강화

기획재정부는 9일 "한국은 2008년과 다르다"는 제목의 자료를 발표했다. 외채구조'외화유동성 측면에서 2008년보다 훨씬 안정적 수준이라는 것.

실제 금융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 다변화, 만기보유 등의 목적을 지닌 외국 중앙은행'연기금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국내 외화채권 투자 금지(이른바 '김치본드') 등 선제적 조치에 따라 은행부문 외채가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분석한다.

정부의 건전성지표 역시 금융위기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007년말 48.1%, 리먼 사태 당시인 2008년 9월 말 51.9%에서 2011년 3월 말 기준 38.4% 수준까지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 역시 2008년 위기당시 79.1%에서 '3월 말 49.1%까지 내려갔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외채 비율은 35.5%(2010년 말 기준)로 영국(415.5%), 프랑스(198.8%), 독일(157.0%), 미국(98.6%), 일본(47.6%) 등보다 낮다.

외화 차입여건 역시 8일 기준 외화차입 금리(O/N 차입금리 기준)는 0.15%로 2008년 9월 말(10.0%)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위기 없을 것"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장기 목적의 외국인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비교적 장기(만기 3년 이상)의 국고채 보유 비중은 2008년 8.4%에서 8일 현재 17.3%까지 높아졌다. 반면 만기 2년이하 보유 비중은 2009년 18.8%에서 8일 현재 13.2%로 낮아졌다.

전체 외국인 보유규모 대비 중앙은행의 보유비중은 2008년 8%에서 7월 현재 27.5%로 같은 기간 연기금의 보유비중은 0.8%에서 1.6%로 올랐다.

여기에 은행 조달 외채가 확연히 줄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을 힘들게 했던 건 은행이 조달한 외채였다. 그러나 3월 말 기준 은행 부문 외채는 1천919억 달러고 2008년 9월 말 2천195억달러와 비교해 443억달러나 줄어들었다.

금융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1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 역시 상반기 기준 9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며 "지금 주식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대외 여건이 극도로 악화됐던 2008년과 달리 막연한 심리적 불안감에 있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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