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출신 수도권 대학생 유학생들도 귀국 앞당겨…통역 의무 등 6천명 활동
서울에서 취업 준비 중인 이현주(24'여) 씨는 이달 22일 대구에 내려오기로 결정했다. 취업 전선에서 잠시 떠나기로 한 이유는 고향에서 열리는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문. 대회기간 동안 이 씨는 경기운영1팀 영어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예정이다. 취업 준비에도 바쁜 이 씨가 고향 일에 발 벗고 나서기는 쉽잖았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됐을 당시 전국민이 엄청나게 열광했으면서 이보다 더 중요한 육상대회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서운했다"며 "대구 토박이가 고향에 내려가 돕지 않으면 누가 하겠냐는 마음에 취업을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고 활짝 웃었다.
전국과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대구 청년들이 육상대회 자원봉사를 위해 고향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해외에서 유학 중인 대학생이 귀국 일정을 당겨 비행기에 몸을 싣고 타지역에서 둥지를 튼 젊은이들도 자원해 대구를 찾고 있다. 대회조직위는 이들 젊은이들의 열정이 대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현재 일본 도쿄에서 유학 중인 장보근(25'경북대 독어독문학과 4학년) 씨는 귀국 일정을 원래 계획보다 앞당겼다. 8월말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었으나 육상대회 자원봉사 날짜에 맞춰 이달 18일 도착하는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최근 일본 방송에서도 대구 육상대회를 홍보하는 광고가 쏟아질 정도로 일본인들의 관심도 상당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씨는 "대구를 잘 모르던 일본 친구들도 '육상 경기를 보러 한국에 가고 싶다'며 물어볼 정도다. 자원봉사 기회를 얻은 만큼 하루 빨리 대구에 가서 대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타지역에 사는 젊은이들도 대구를 찾아 육상대회를 응원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김민수 (24'여'경원대 조경학과 4학년) 씨는 지난해에 육상대회 경기운영1부 영어통역 자원봉사를 지원해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대회기간이 개강과 겹치고 4학년이라는 마음의 짐이 있었으나 과감히 고향행을 택했다. 김 씨는 "자원봉사자 면접과 교육 등 4차례 이상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교통비도 많이 들었지만 후회는 없다"며 "부모님 고향이 대구라서 이곳을 떠올리면 항상 친근하게 느껴졌는데 이번 기회에 고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대회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육상대회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는 6천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경기와 사무 지원, 의무, 통역, 미디어 등 11개 분야에서 봉사할 예정이며 지난달 28일 대구시민운동장 축구장에서 자원봉사자 발대식을 열었다. 자원봉사자 연령대별 비율은 20대가 64%로 가장 많았으며 50대가 11%, 40대 8% 순이다. 20대 위주로 구성된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육상대회의 얼굴'이 되는 셈이다.
조직위 최상원 인력팀장은 "조직위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숙소를 제공하지도 않는데도 먼곳에서 자원해 고향을 찾은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상당수 있다. 이들의 열정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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