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도미노 글로벌 증시, 낙하산 언제 펼치나

입력 2011-08-05 10:41:09

5일(한국시간) 뉴욕 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미국 경제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뉴욕증시는 500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쳤다. 나스닥 지수의 경우 하락 폭이 하루 만에 5%를 넘었다. 뉴욕증시가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12월 이후 2년 8개월 만으로 뉴욕증시 폭락은 전 세계 증시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시장의 갑작스러운 요동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중심의 수출주가 맥없이 무너진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주식시장은 경기지표 부진이나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다소 주춤하기도 했지만 중기적으로 보면 꾸준히 올라 '대세상승'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날 폭락으로 상승분을 모두 까먹고 말았다.

하지만 '폭락이 있으면 늘 회복이 있었다'는 증시의 교훈을 되새기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모두', 그리고 '크게' 휘청거렸다. 전날에는 유럽 증시만 크게 하락하고 미국 시장은 반등했지만 이날은 오히려 미국의 하락 폭이 더 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12.76포인트(4.31%) 떨어져 11,383.68을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4.78%, 나스닥 종합지수는 5.0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주가 폭락으로 연초 대비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물론이고 지난 4월 장중 최고치와 비교하면 10% 이상 내려가 기술적 분석으로도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변동성지수(VIX)도 이날 장중에 23%나 오르는 등 일본 대지진 이후 4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주요 주가지수가 3~4%씩 떨어지는 급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3.20% 떨어졌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DAX 30 지수도 3.52%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는 4.02%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유럽의 주가 급락에, 유럽 증시는 미국의 경기회복 부진 우려에 영향을 받는 등 서로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위기국가에 대한 채권매입을 다시 시작하는 등 시장 진정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이는 그만큼 향후 유럽의 경기전망이 불안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돼 투자심리는 개선되지 못했다. 그리스뿐 아니라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이 불안한 나라들이 줄줄이 있어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모두 해결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번졌다.

미국에서도 부채상한조정 협상이 성공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를 넘겼지만 예상과 달리 향후 재정지출 감소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암울한 경기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가 좋을 때 부채를 줄이지 못하고 경기부양이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재정긴축에 돌입하면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 놓인 지금이 주식매입의 적기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필요성도 새로운 이슈가 아닌데 지금 갑자기 시장에서 공포감을 느낄 이유가 없다는 것. 특히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정부가 진 빚을 줄인다는 뜻이지 향후 10년간 재정지출의 절대적 규모를 줄여간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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