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은 4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두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넥센과의 3연전을 싹쓸이 한 삼성은 후반기 8경기서 7승1패를 기록,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잘나가는 삼성이지만 요즘 타자들의 타격감은 그다지 좋지 않다. 후반기 8경기서 삼성이 두 자릿수 안타를 터뜨린 경기는 2경기밖에 없다. 이 기간 홈런은 단 1개에 그쳤다. 그러고도 승률 0.875를 거둔 비결은 기회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 타선의 집중력이다.
4일 삼성은 안타 수에서 넥센에 3대5로 뒤졌으나 7회 기회를 살려 득점에 성공하며 2대0 승리를 거뒀다. 6회까지 넥센 선발투수 나이트에 2안타 1볼넷으로 꽁꽁 묶였던 삼성은 7회 선두타자 조동찬의 볼넷과 도루로 무사 2루를 만들었다. 이어 신명철의 내야안타, 현재윤의 번트 실패, 정형식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살렸고, 김상수가 볼 4개를 골라내며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대타 강봉규가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를 불러들여 삼성은 7회 2점을 뽑아 승리를 낚았다. 삼성은 3안타(7볼넷)로 2득점 한 반면 넥센은 5안타(1볼넷)를 쳤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집중력을 앞세운 삼성의 '효율 야구'는 후반기 들어 벌써 여러 번째다. 삼성은 2일 넥센전서도 5안타에 그쳤지만 5점을 뽑아 12안타-3득점에 그친 넥센을 물리쳤다. 1회에 3점을 집중시킨 뒤 6회 2점을 추가해 승리를 챙겼다. 3일에는 2회에 화력을 집중해 3점을 뽑은 뒤 그대로 승리를 지켰다.
지난달 26일 KIA와의 후반기 첫 경기서도 삼성은 1대2로 끌려가던 8회에 대거 4득점해 경기를 뒤집었고 27일에도 1대1이던 5회에 4점을 거두며 5대1 승리를 낚았다. 28일 역시 1대1이던 5회 4점을 집중시켜 KIA를 3연패 수렁에 몰아넣었다.
LG와의 후반기 첫 대결을 벌였던 29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6안타로 4득점해 9안타 2득점에 그친 LG를 물리쳤다.
6월 팀타율 0.305로 매서웠던 방망이가 지난달 0.236으로 가라앉았고 이달 들어서도 0.214에 머물며 시즌 통산 타율이 0.257로 8개 팀 중 6위에 해당하지만 성적은 1위다.
타격부진 속에서 선두 질주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역시 실점을 최소화해준 탄탄한 마운드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49로 SK(3.45)에 이어 2위다. 특히 후반기 들어 거둔 7승을 모두 선발승으로 장식할 만큼 선발진이 연일 호투를 펼치며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4일 삼성 윤성환은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3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시즌 8승째를 따냈고 마무리 오승환은 32세이브째를 거뒀다.
한편 KIA는 잠실에서 두산을 2대1로 꺾었고 SK는 문학에서 LG를 9대1로 대파했다. 롯데는 대전에서 한화에 9대1 승리를 거두며 6연승을 질주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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