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5년째 복지시설 미용봉사 김춘자 미용사

입력 2011-08-05 07:22:13

5년째 복지시설에서 이'미용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이가 있어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대구시 동구 신서동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김춘자(54) 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춘자 봉사원은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오전 8시만 되면 어김없이 이'미용 도구를 챙겨 집을 나선다. 지난달 19일은 동구 안심3, 4동 대구종합사회복지관 지하 미용실에 봉사를 하러 가는 날이었다. 이곳에서 김 씨는 5년째 어르신들을 위해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김 씨가 대구종합사회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5년 3월. 당시 관할 통장들로 구성된 통우연합회에서 타 시설 목욕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오던 중 복지관에서 이'미용 봉사자를 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음날 복지관을 방문하고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이'미용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로 하고 등록카드를 작성하고 돌아왔다.

그날 이후 김 씨는 5년을 한결같이 복지관을 찾는다. 매월 복지관을 들를 때마다 김 씨는 평균 10명의 어르신들 머리를 손질한다. 5년 전 복지관 미용봉사가 있는 날은 자원봉사자 수는 적은 반면 소문을 듣고 새벽부터 찾아온 어르신들로 미용실은 북새통을 이뤘다. 봉사하는 날은 점심시간을 넘기는 것은 다반사다.

김 씨는 해마다 얼굴이 보이던 어르신들이 한 해도 2, 3명이 악화된 지병과 사망으로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고 한다. 그래서 2년 전부터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학업 등으로 복지관 미용을 이용하지 못하는 기초수급자를 위해서 매월 첫째 화요일에 방문 미용을 해오고 있다.

미용 봉사를 하는 날은 몸이 천근만근일 정도로 피곤하다.

"처음 이'미용봉사를 하기 위해 복지관을 찾았을 때는 어르신들 몸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를 참느라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그 냄새에 익숙하고 가족처럼 느껴집니다. 단정하게 커트'파마를 한 어르신들이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고 환하게 웃을 때는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김 씨는 3년 전 고인이 된 박남숙(85'방촌동) 할머니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온 얼굴에 흉측한 혹이 주렁주렁 달려 일반 미용실에서 받아주지 않아 이곳을 찾아온 할머니를 위해 머리 손질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것.

10여 년째 복지관에서 이'미용을 받고 있는 조차숙(85'서호동) 할머니는 "돈 받는 미용실보다 더 봉사원들이 정성을 들여 머리를 손질해준다"며 "동네 친구들 만나듯 속내도 보이고 세상 돌아가는 정담도 나눌 수 있는 미용봉사 받으러 오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봉사가 있는 날이면 내 손길을 기다리는 단골 어르신 팬까지 생겼다는 김 씨는 "손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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