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 할 사람의 조건? 이타적 이성의 매력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나는 것은 일생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건 중 하나다. 물론 사람마다 '이상적 조건'은 다르다. 한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찾는 데 있어 외모, 경제적 능력, 학력, 집안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결혼한 부부들은 흔히 "얼굴, 돈, 능력도 따지겠지만 무엇보다 사람 됨됨이가 중요하다. 결국 마음이 서로 맞아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너무도 뻔한 말이라며 흘려듣기 쉽다. 그러나 사람 됨됨이, 즉 인격적 매력이 이성을 고르는 데 있어 주요한 기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가끔 TV에서 여성들이 이상적 배우자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꼽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기적인 사람과 이타적인 사람 중 어느 쪽의 됨됨이를 더 가치있게 평가할지는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다. 돈, 명예, 학벌 등 자본주의 사회가 원하는 능력자가 되려면 다분히 이기적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타적인 이성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타적 이성에 더욱 끌려
캐나다 맥마스터대 팻 바클레이 교수팀은 남녀 각각 155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사진과 함께 이성의 프로필을 보여주고 '그저 한두 번 만나고 싶은가' 또는 '오래 교제하고 싶은가'를 물었다. 프로필은 조금 달랐다. 한쪽은 평범한 자기소개인데 비해 다른 쪽은 자신이 친절하고 이타적인 사람임을 알리는 소개서였던 것. '남을 돕는 것이 좋다', 또는 '노숙자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푸드뱅그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생김새나 학벌 등도 차이가 있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남성과 여성 '모두' 외모나 성적 매력과는 상관없이 오래 교제하고픈 상대로 '친절하고 이타적인 이성'을 택했다. 연구진은 "이타적 스타일이 당장 이익은 안 되어도 평생 함께할 사람을 택할 때엔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며 "남에게 친절하고 관대한 이성이라면 자기 자녀에게도 관대하고 친절한 부모 역할을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친절남이 더욱 매력적
영국 노팅엄대 '행동과 생태 연구 모임'팀 필립스 박사팀은 1천 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여성은 남성을 선택할 때 남을 돕는 이타적인 면을 더욱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08년 10월 밝혔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들에게 이성을 보는 관점에 대한 여러 질문을 했다. 여기엔 정기적인 헌혈을 하는지,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지, 주인 없는 떠돌이 개를 돌본 적이 있는지 등의 '이타적 행동유형 9가지'가 포함됐다.
아울러 평균 나이 58세인 부부 170쌍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했다.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타적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조사 결과, 부부 중 한쪽이 좋아하는 이타적 행동을 다른 쪽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립스 박사는 "이런 관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남성과 여성 모두 상대를 고를 때 이타주의가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며 "친구나 낯선 사람을 도와주는 이타적 행동은 이성에게 잘 보이려는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행복한 결혼 위해 이타적 배우자가 적합
능력 있는 배우자를 원하는 동시에 왜 이타적 인간에 끌리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어느 동물보다 유아 기간이 긴 인간은 자녀 양육을 위해 오랜 기간 부모가 협력해야 하며, 현대사회에서도 안정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지속하려면 가정에 헌신하는 부부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실험에서 '이타적인 사람'들은 자신과 전혀 무관한 사람들에게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도움을 주었다. 특히 여성들은 이런 남성에게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 때문에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이타적인 행동, 즉 이성(특히 여성)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생활화하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이성에게 매력을 발산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남성은 조금 달랐다. 남성의 경우, 바클레이 교수팀 실험에서 하룻밤 가볍게 즐기고 끝낼 상대를 원할 때는 오히려 이타적인 여성을 껄끄러워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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