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두 얼굴의 피서
변덕스러운 날씨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올여름 대구 시민들의 휴가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동해안 해수욕장은 인근에 축제가 있거나 주변에 위락시설이 많은 곳은 지난해보다 피서객이 크게 늘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피서객이 급감했다. 전국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해외여행도 세계육상대회 여파로 대구만은 크게 줄었다.
◆해외여행, 대구만 주춤
27일 개막하는 세계육상대회 여파로 대구시민들의 해외여행이 예년보다 감소했다. 공무원과 주요 공기업 임직원, 경제계 인사들이 대회 준비 때문에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
하나투어 대구지사에 따르면 대구지역 해외여행객은 지난해 비해 4, 5%가량 줄었다. 특히 지역민이 선호하는 일본 여행 수요는 대지진 사태와 맞물려 지난해 여름보다 65%나 줄었다. 여행업계는 세계육상대회 개막을 앞두고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해외여행을 자제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나투어 대구지사 관계자는 "세계육상대회가 끝나는 9, 10월엔 여행객이 늘어날지 모르겠지만 대구만은 올여름 해외여행 호황을 누리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고속도로 통행량도 당초 0.7% 늘어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잦은 비 때문에 오히려 줄었다. 한국도로공사 경북본부에 따르면 피서 행렬이 가장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 지난달 29일 지역 고속도로 통행량은 35만7천 대로 작년 7월 마지막 주말보다 2.2% 줄었다. 30, 31일에도 각각 41만9천 대와 38만 대가 통행해 작년보다 2.4% 줄었다.
◆해수욕장은 양극화
지난 일요일 가족과 함께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조영호(45) 씨는 한나절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낮은 수온 때문에 10분 이상 바닷물에 몸을 담그기가 힘들었기 때문. 조 씨는 결국 해수욕장 인근 횟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한 뒤 예정보다 하루 일찍 귀가했다.
조 씨는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많았지만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큰맘먹고 온 피서인데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피서 절정기를 맞은 경북 동해안은 이상 저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해수욕장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여름 축제가 열리거나 위락시설이 있는 해수욕장은 인파가 몰리는 반면 물놀이 위주의 해수욕장은 발길이 뜸하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달 29~31일 포항지역 6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72만3천450명으로 지난해 64만 명에 비해 11.6% 늘어났다. 그러나 해수욕장별로 피서 인파는 천차만별이었다. 불꽃축제가 열린 포항 북부해수욕장은 지난해보다 20만 명이나 늘어난 54만 명이 찾았다. 화진해수욕장은 이 기간에 13만8천 명이 몰려 지난해(3만 명)보다 5배 증가했다. 주변 송림이 입소문을 타면서 산림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기려는 발길이 이어진 때문.
반면 구룡포해수욕장은 지난 주말 피서객이 1만 명으로 지난해 2만2천 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도구해수욕장도 지난해의 절반인 4천 명에 불과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는 전 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이 골고루 늘어나는데 올해는 주변 시설이 잘 갖춰진 해수욕장으로만 인파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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