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경영도 마라톤, 오버페이스 안돼"…전영수 이월드 대표

입력 2011-07-28 10:02:59

풀코스 57회·100km 8번 완주

날렵했다. 사포로 잘 다듬은 돌 같았고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용수철을 닮았다. 하지만 후덕했다. 집무 책상 밑에는 흙 묻은 운동화와 호미, 낫이 놓여 있었고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월드 전영수 대표의 첫인상이었다.

"경영도 마라톤과 같습니다. 어렵고 포기하고 싶지만 인내를 가지고 목표를 성취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경영을 마라톤에 비유했고 달리는 CEO라 불리길 원했다. 전 대표는 마라톤 풀코스만 57번(최고 기록 3시간 13분), 100㎞ 울트라 마라톤도 8번이나 완주했다.

마라톤은 연인이라 했다. 국내 거의 모든 마라톤에 빠지지 않았다. 일본까지 날아가 뛰었다. 1999년부터 시작한 것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다가왔고 경영의 지침이 됐다.

영화 말아톤(2005년 조승우 주연)의 핵심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했다. 자폐아 역을 맡았던 조승우가 3등으로 시상식에 오르는 장면에서 1등 단상에 서 있었던 주인공(?)이 전 대표다.

헝그리 정신은 그를 강하게 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공고 진학을 해야 할 처지였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해 오전 4시부터 신문을 돌리며 학비를 벌었다. 요즘도 대학시절 몸에 밴 기상 시간을 철저히 지킨다. 두류공원 일대 9㎞를 가볍게(?) 뛰고 출근한다.

전 대표는 마라톤의 마력을 정직과 성실이라고 했다. 정확하게 자기 위치를 알고 꾸준히 연습하면 기록은 깨지고 당겨진다. 오버 페이스는 경계 1호. 직원들을 다그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페이스를 모르고 치고 나가면 결국 중간에서 포기하고 맙니다. 직원 개개인의 능력과 성향을 파악하고 맞는 임무를 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월드 행보도 마라톤에 비유했다. 세계 최고 테마파크가 목표지만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황영조'이봉주 선수는 물론 마라톤을 하는 사람은 뛰는 내내 한 가지 생각을 한다고 했다. '포기하고 어떤 합리적인 이유를 댈까.' 하루에도 수십 번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오버페이스하지 않고 이월드가 세계 제1의 테마파크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 나가겠습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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