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iN '중국자유여행 답변' 최강파워맨 손정원 씨

입력 2011-07-27 09:44:25

상하이·베이징은 손바닥 들여보듯

포털 네이버 지식iN 코너에 중국 상하이 2박 3일 자유여행 일정표를 부탁하는 글을 올리자 다음날 오전 바로 5분 혹은 10분 간격의 동선에 수십 장의 생생한 현지사진과 대중교통 요금 등을 곁들인 A4용지 14장 분량의 일정표와 정보가 제공됐다. 5분 혹은 10분 간격의 동선으로 짜인 이 일정표만 손에 쥐면 중국어를 몰라도, 난생처음 상하이를 가더라도 헤맬 걱정은 없을 것 같았다.

네이버 지식iN 코너에서 3년째 지식활동대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정원(30) 씨. 이미 사이버 공간에서 중국 자유여행 전문가로 명성이 높은 손 씨의 세밀한 답변은 채택률 100%다.

"중국여행은 헛소문 때문에 좋은 것들이 많은데도 자유여행자들에게 인식이 나빠져 여행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요. 제가 중국 유학생 또는 중국 거주자는 아니지만 중국을 바로 알리고 싶었어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요즘. 손 씨는 네이버 지식iN에서 중국 상하이, 베이징 자유여행 관련 일정을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답변하느라 밤을 설칠 정도다. 요즘 일주일에 평균 70건 넘게 답변하고 있다. 비성수기일 때도 일주일 평균 20~30건 정도 답변하고 있다. 손 씨가 중국 자유여행에 관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그가 제공하는 여행 일정표와 스케줄, 첨부사진 등이 '인간 내비게이션' 수준이기 때문이다.

"제가 만드는 일정표는 일반 여행사의 패키지여행 일정표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여행 중에 곤란한 일을 당할 때 전화로 도움을 청하면 현지 통역인이나 제가 아는 친구를 바로 소개해 주기도 합니다."

손 씨의 일정표로 중국여행을 한 이들은 '마치 정밀한 내비게이션을 갖고 여행한 기분이었다' '일정표대로 갔더니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는 고마움을 전하며 손 씨의 팬이 되고 만다.

이 같은 활약으로 손 씨는 네티즌과 전문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2009년 '파워지식iN'에 선정된 데 이어 2010년 네이버후드 파이널리스트 메달 수상, 2011년 지식활동대원으로 선발됐다.

"제가 중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시절 대만 출신으로 중국본토에서 활동하는 가수 저우제룬(周杰倫)을 좋아했기 때문이죠."

저우제룬 덕에 그는 중국어를 공부했고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중국 명승지 40여 곳을 자유여행했다. 특히 상하이는 여섯 차례, 베이징은 다섯 차례 갔다온 경험이 있어 이 도시들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의 테마별 일정표 요구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재 20개월 이상 상하이, 베이징 관련 답변채택 1위를 달리고 있다.

"여행사를 이용한 패키지여행을 가면 코스가 동일하고 여행길 개발도 안 하는 편이라 대동소이하죠. 그러나 자유여행은 돈은 좀 더 들어도 마음만 먹으면 방문한 도시 인근의 명소들까지 둘러보고 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추억도 그만큼 더 남아요."

일정표와 패키지여행의 단점을 고발하는 손 씨의 글이 네이버에 노출되면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여러 여행사로부터 내용 삭제를 요구받았고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다. 어떤 출판사는 가이드북 출간을 권유하기도 했다.

"중국은 현대화와 경제성장을 하면서도 고유의 것을 잃지 않으려는 기질이 강해요. 어딜 가도 전통의복 치파오를 입고 다니고 옛 모습 그대로의 건물이 유지되고 있어 그들만의 특색을 유지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손 씨는 중국 여행일정을 짤 때 오래되고 옛 경치가 많이 남은 곳을 우선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가 추천하는 중국 자유여행지 1순위는 후난성 봉황고성(鳳凰古城)과 드라마 '해신' 촬영지로 유명한 장쑤성 양쩌우(揚洲)를 꼽는다.

"남 돕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내가 만든 일정표가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뿌듯하고 보람 있습니다."

무역회사에서 수출입 업무를 보고 있는 손 씨의 장래희망은 자유여행 작가이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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