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 도시' …자고 나면 새로운 감동이 펼쳐집니다

입력 2011-07-27 09:45:04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대구공항과 동대구역 등 도심 곳곳에 화려한 꽃 장식물이 설치돼 대구를 찾는 내외국인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대구공항과 동대구역 등 도심 곳곳에 화려한 꽃 장식물이 설치돼 대구를 찾는 내외국인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무채색으로 가득 찼던 대구에 색깔이 입혀지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마라톤코스를 비롯해 주요 관문도로와 대구시내 곳곳에 산재한 노후 건물, 불법 건축물, 칙칙한 옥상 등 도심 경관이 한꺼번에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무뚝뚝한 대구시민 얼굴에 친절한 미소가 흐르게 하겠다는 자발적인 시민운동도 활발하다.

◆확 달라진 도심 경관=대구시는 지난 1년간 130억원을 들여 동대구역과 공항, 고속도로 진입로 등 주요 관문 및 주 간선도로와 문화재 주변, 마라톤코스 등에 도시정비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낡고 오래된 건물 365곳과 빛바랜 담장, 낡은 울타리 217개소를 단장했고, 시내버스 안내표지판, 공중전화부스 등 시설물 852곳도 새롭게 꾸몄다.

동대구역 광장을 비롯해 경부선 철로변, 공항,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 주요 관문 16곳에는 환경장식품을 설치했다. 너저분하던 불법'불량 간판 545개를 바꿔 달았고, 어지럽게 붙어 있던 불법 광고물과 플래카드 500개도 떼어냈다. 공항교에서 동구 율하동 선수촌아파트까지 도로 주변 건물 외벽 114곳도 새로 칠했다.

◆행인도 즐겁게, 하늘 풍경도 새롭게=시는 이달 중으로 신천을 가로지르는 교량 12곳을 다시 칠하고 경부선 철로변 주변에 육상 홍보물을 설치하는 등 환경정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화랑교와 국채보상공원 주변에는 야간 조명도 설치 중이다. 행인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에어컨 실외기에도 커버를 씌우고, 녹색길과 꽃탑 및 꽃거리 등으로 행인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주기로 했다. 공중화장실 50곳을 보수했고, 민간 개방화장실을 475곳으로 확대했다. 화장실 안내 표지판도 715개나 설치했다. 간판 풍경도 확 달라졌다. 시는 107억원을 들여 마라톤코스 구간과 주요 관문도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주변의 상가 간판을 새롭게 정비했다. 총 개선 구간은 16.64㎞, 바꿔 단 간판 수만 2천212개에 이른다.

김영대 대구시 디자인본부장은 "간판정비사업은 전체 2천388곳 중 93%를 완료했다"며 "대구를 찾는 손님들에게 깨끗하고 쾌적한 대구 이미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낡고 칙칙하던 대구의 지붕도 싹 달라졌다. 그동안 대구 도심의 옥상 풍경은 깨지거나 허물어진 슬레이트 지붕이 태반이고 색이 바랜 방수천을 덮어두거나 폐타이어가 즐비하게 늘어선 지붕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 이후로 낡고 너저분한 대구의 지붕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가 마라톤코스 주변을 중심으로 낡고 오래된 지붕 215곳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덕분이다. 2층 주택 옥상에 설치된 물탱크도 일제히 정비됐다. 노란색이나 파란색 물통이 줄지어 있던 주택 옥상의 물탱크 205건이 철거되고 깔끔하게 방수 작업을 끝냈다. 또 잿빛 시멘트 옥상 38곳은 새로 녹색으로 도장을 했고 무허가 건축물 99곳도 철거됐다.

◆대구 시민 얼굴에는 친절한 미소가='내가 먼저 인사하기' '엘리베이터 내에서 인사하기' '뒷사람을 위해 문 잡아주기'. 대구는 외모뿐만 아니라 속살도 부드러워진다. 시민들이 직접 내 마을 환경 가꾸기 운동에 나서고, 손님을 맞는 상인들도 미소'친절 운동에 동참한다. 문화시민운동협의회는 27일 달서구 첨단문화회관에서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친절 실천 결의대회를 열었다. 무뚝뚝하고 보수적인 대구의 도시 이미지를 밝게 바꾸기 위해 식당이나 버스, 택시 등을 중심으로 '미소 친절 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마을 환경도 시민들이 직접 가꾸고 있다. 시민들은 행정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소도로와 뒷골목 환경 가꾸기에 나섰다. 집 안에서만 키우던 화분을 내놓고, 10만 본이 넘는 꽃을 심어 꽃거리를 만들고 있다.

음식점들도 '친절'을 업그레이드한다. 대구시내 음식점 3만 곳에서 친절'청결 운동에 동참하는 덕분이다. 업주들은 상시 친절 교육은 물론 외국어 메뉴판 정비 등을 하고, 대구시는 친절 동영상 상영과 친절도 표본조사, 대구의 맛 홍보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구의 숨결을 외지인에게=이번 대회는 대구의 문화유산과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구의 숨은 명소와 육상대회를 연계한 다양한 상품이 줄지어 나오고, 대회가 끝난 후에도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알차다. 가장 눈길을 끄는 상품은 템플스테이. 한국 불교의 중심인 동화사에서 1박 2일 일정의 템플스테이를 즐기거나 공양, 다도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대회 기간 동화사에서 열리는 산중 전통장터도 불교 문화와 전통 물물시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 족욕, 마사지 등 한방문화를 체험하고 동성로를 돌아볼 수 있는 한방문화 체험투어와 대구사격장과 대덕승마장을 연계해 사격과 승마를 할 수 있는 체험 상품도 있다. 팔공산 일대의 불로동고분군과 방짜유기박물관, 동화사 케이블카 등을 돌아보는 달구벌 문화유적체험 등도 매력적이다.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생가와 옛 사범학교(경북대 사범대 부설중'고), 계산성당, 근대역사관을 둘러보는 근대인물 리더십 테마기행도 반나절 상품으로 나온다. 전통시장 투어 상품도 나온다. 불로전통시장은 팔공산권 관광과 연계하고, 도심과 가까운 봉덕신시장은 근대골목투어를 함께 한다. 먹을거리로 유명한 서남신시장은 달서구 대구수목원과 대구박물관 등을 함께 돌아보게 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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