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은 젖은 장작 같아요. 불이 붙기는 힘들지만 한번 붙으면 뜨겁게 타오를 겁니다."
정영애 대구문화시민운동협의회 부회장(대구YWCA 회장)은 "대구 시민들은 언뜻 무심하고 구심점이 약해 보이긴 하지만 일단 마음이 움직이면 정말 잘한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이제 불꽃처럼 타오를 게 확실하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대회의 성공 키워드로 시민들의 '표정'을 꼽았다. 또 "이번 대회를 계기로 무표정한 대구 시민들의 얼굴이 배려와 친절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뀔 것"이라고 장담했다.
"대구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것은 말끔하게 단장한 도심 경관보다 시민들의 표정입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친절한 사람이 있으면 다시 가보고 싶어지는 법이죠.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두 번, 세 번 찾아올 수 있도록 시민들이 친절한 민간 외교관이 되어야 합니다."
정 부회장은 또 "시민들이 대회 기간에는 되도록 밝은 옷차림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섬유패션의 도시'의 강한 이미지를 내외국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 대구시가 외국 손님을 맞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맞이하는 국제적 축제기간이라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정 부회장은 대회 이후 세계규모의 국제대회 경험을 제대로 살려갈 수 있도록 후속 대책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스타디움 등 각종 시설들과 관광 상품을 긴 안목으로 관리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회를 어떻게 유치하고 치렀으며 남은 부가가치는 무엇인지를 세밀하게 정리해 매뉴얼로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대회를 위해 우후죽순 만들어졌다가 흐지부지 사라지는 일이 없다는 것.
정 부회장은 "큰 축제를 치르며 강해진 시민들의 결속력이 지역에 대한 애향심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학계나 시민단체는 대회 전반을 재조명하고, 대구시는 꾸준히 시민들에게 결과를 보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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