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낙동강시대] 지류를 찾아서… <2>반변천(하)

입력 2011-07-27 07:40:21

굽이치는 강물따라 문학의 향기가 솔~ 솔~

반변천 줄기가 입암면 지역을 휘감아 돌고 있다. 영양군 입암면 선바위와 남이포는 반변천 유역의 대표적 관광지다. 이 곳에는 분재야생화전시관과 고추홍보전시관, 영양산촌생활박물관 등이 들어서 있다.
반변천 줄기가 입암면 지역을 휘감아 돌고 있다. 영양군 입암면 선바위와 남이포는 반변천 유역의 대표적 관광지다. 이 곳에는 분재야생화전시관과 고추홍보전시관, 영양산촌생활박물관 등이 들어서 있다.
선바위와 남이포 (사진제공 영양군)
선바위와 남이포 (사진제공 영양군)
주실마을 전경
주실마을 전경
두들마을 전경
두들마을 전경

강은 언제부터 흘렀을까? 명주실처럼 끊어질 듯 이어져 흐르고 있는 강은 역사다. 강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 속에 사람의 삶이 녹아 있다. 그 역사 속에 문화가 흐르고, 역사와 함께 경제가 이어져 가고 있다.

반변천은 일월산 칠밭목이를 시작으로 100여㎞를 내달으면서 곳곳에 역사와 문화를 만든다. 사람사는 이야기를 전하고 그것이 곧 문화가 된다. 반변천은 문학의 향기를 싣고 흐른다. 흙과 강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겨온 사람들의 경제터전이었다. 반변천이 다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문학'예술혼이 흐른다

반변천은 영양의 조지훈'오일도'이문열, 청송의 김주영 등 문인들의 문향을 담고 흐른다. 이 지역 사람들은 "청록파 조지훈 시인의 영양 주실마을과 소설가 이문열의 두들마을, 소설가 김주영의 청송 월전마을을 묶어 '현대 한국 문학의 삼각지'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반변천으로 흘러드는 장군천을 끼고 일월산 자락에 자리한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은 청록파 시인이자 국문학자인 조지훈(1920~1968)의 생가 마을이다. 생가인 호은종택(경북도기념물 제78호)과 어린 시절 공부하던 월록서당 등 고택들이 옛 향기를 간직하고 있다. '지훈문학관'과 '지훈 시공원'이 조성돼 있어 선생의 시 향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측백수림이 빼곡한 절벽과 마주한 영양읍 감천마을에는 오일도(1901~1946) 시인의 생가가 있다. 생가는 조선 후기 북부지방의 전형적인 양반가옥 형태다. 낙안 오씨 집성촌이다. 시비와 소공원이 조성돼 있어 관광객들이 선생의 시를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다.

반변천으로 몸을 숨기는 화매천이 지나는 석보면 원리리 두들마을은 재령 이씨 집성촌이다. 두들마을은 소설가 이문열의 고향으로, 그의 소설 '선택' 등의 배경이 됐으며 그가 세운 광산문학연구소가 있다.

청송은 소설가 김주영의 고향인 진보면 일대에 '객주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객주문학교실, 객주문학마을, 객주 문학길 등이 들어선다.

경북도는 영양 주실마을과 두들마을, 청송 객주테마파크를 조성하고, 향후 안동권의 문학자원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문학관광벨트 조성을 추진한다.

◆역사'전통이 흐른다

주실마을과 감천마을에서 문향에 흠뻑 빠진 뒤에는 영양의 대표 여행지인 선바위와 남이포, 연당마을과 서석지가 기다리고 있다. 반변천을 끼고 있는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웅장한 바위산으로 이뤄진 선바위와 남이포에는 남이장군의 전설이 서려 있다. 선바위관광지에서 석문교를 따라 남이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남이정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선바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원과 함께 조선시대 전통 3대 정원으로 손꼽히는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의 서석지(瑞石池). 경북도 중요민속자료 제108호인 이곳은 성균관 진사를 지낸 석문(石門) 정영방(1577~1650)이 광해군 5년(1613년)에 조성한 것으로 전해지는 정자와 연못이다. 매 시간, 계절마다 운치가 다르다. 여름엔 연못을 가득 메운 연꽃이, 가을엔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그 멋을 더 한다.

석보면 두들마을에는 한국의 위대한 어머니상으로 추앙받는 정부인 장씨(장계향'1598~1680)의 얼이 살아있다. 장 씨는 조선 숙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갈암 이현일의 어머니다. 학문과 시'서'화에 능했으며 자녀들을 훌륭히 키우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마을 내 전통한옥체험관에서는 장씨 부인의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각종 음식을 만들어보거나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330년 전 양반가의 전통음식은 물론 각종 전통놀이와 다도'농촌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산촌 사람들의 삶이 흐른다

입암면 선바위관광지와 반변천을 끼고 산촌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영양 산촌생활박물관'. '가족과 함께 찾고 싶은 재미있는 곳'을 주제로 한 이곳에서 충'효를 비롯해 전래동화 속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야외에는 자연생태체험장과 전통생활체험장, 전통문화공원이 조성돼 있다. 자연생태체험장에는 저수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생동식물과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자연관찰 코스가 마련돼 있다. 전통생활체험장은 투방집과 너와집 등 조선시대 산촌마을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산촌박물관은 산촌의 농경문화'민속신앙'풍속 등을 다양한 모형과 해설로 알기 쉽도록 해놓았다.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인근 선바위관광지에는 이 고장 최대 특산물인 반변천 물길이 만든 비옥한 땅에서 자란 '영양고추 홍보전시관'이 있다. 또 수령 450년 된 주목과 200년 이상 된 모과 등의 분재와 폭포석, 금낭화 등 일월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분재 수석 야생화 전시관'도 있다.

◆수몰민들의 애환이 흐른다.

반변천을 따라 거침없이 흐르던 물은 거대한 물그릇에 담긴다. 높이 73m, 길이 515m, 총저수량 5억 9천500만㎥, 유역면적 1,461㎢의 임하댐이 1984년 들어선 것.

임하댐이 준공되면서 낙동강 유역의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어 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줄이고, 수질개선은 물론 낙동강 중'하류 지역의 늘어나는 물 소비량을 충당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때문에 8천600여 명의 주민들이 고향을 등져야 했다. 안동시내로, 서울 등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나마 고향을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중평리 이주단지에 모여 고향의 정을 나누고 있다.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고향마을에 뼈를 묻고 싶었지만 국가 시책이니만큼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댐 건설로 고향을 등지기는 청송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4년부터 임하댐 상수원보호구역 주변 토지매수 사업이 펼쳐진 청송군 진보면과 청송읍, 파천면 일대에서는 최근까지 줄잡아 1천여 명의 주민들이 고향 마을을 떠났다.

◆새로운 역사 만들어 가는 반변천

영양군은 반변천을 생명이 살아 숨쉬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도록 한다. 반변천은 일월산 뿌리샘에서 발원해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낙동강의 동쪽 원류로, 수려한 경관과 깨끗한 수질을 자랑했지만 하천 직강화, 치수위주의 정비사업 등으로 하천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반변천 생태하천 만들기'에 약 150억원을 들여 자연형 호안, 생태습지, 친환경 어도 및 여울, 천변 저류지 등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추진한다.

반변천과 길안천이 만나는 안동시 임하면 천전 불거리에서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해마다 집중호우와 태풍 시 댐 방류로 인해 가옥과 농경지가 상습 침수, 주민들이 고립되는 피해를 가져왔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은 20만3천500㎡에 대해 공사에 들어가 고립지역 해소, 사전 재해예방, 하천 유수지로 활용을 통한 하천 유지관리 등 순기능적 강을 만들고 있다.

영양군 김수영 환경보전과장은 "반변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완료되면 하천생태기능 회복을 통해 수질개선 효과와 더불어 주민 친수공간으로 거듭나고 나아가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안동'엄재진자 2000jin@msnet.co.kr

◆ 여행정보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봉감모전오층석탑→서석지→선바위관광지(영양분재수석야생화전시관)→영양산촌생활박물관→대티골(숙박)

둘째 날/ 윗대티 아름다운 숲길 걷기→반변천 발원지→용화리삼층석탑→일월산자생화공원

▶주변 볼거리

영양-두들마을, 주실마을, 오감도마을, 영양측백수림, 검마산자연휴양림, 수비계곡, 반딧불이생태공원, 영양산촌생활박물관

청송-신촌약수탕, 야송미술관, 주왕산, 달기약수탕, 송소고택

▶이색체험

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 에코투어 054)730-8140

▶숙박

대티골 황토방:일월면 용화리 054)682-7903, 010-3944-7903

참청정:영양읍 현리 054)683-8700(한국관광공사 굿스테이)

검마산자연휴양림:수비면 신원리 054)682-9009, www.huyang.go.kr

▶식당

풀누리(일월면 용화2리):산야초밥상 054)683-6832, www.pulnuri.com

선바위가든(입암면 신구리):산채정식 054)682-7429

▶관련 웹사이트 주소

영양군 문화관광:http://tour.yyg.go.kr

청송군 문화관광:http://tour.cs.go.kr/main/

대티골:http://www.daetigol.com

영양분재수석야생화전시관:http://ytree.org

▶문의

영양군청 문화관광과:054)680-6062

청송군청 문화관광과:054)873-0101

대티골:054)682-7903

영양분재수석야생화전시관:054)682-6070

▶대중교통

[버스]서울 동서울터미널-영양(5시간 소요, 1일 5회), 안동-영양(1시간 30분 소요, 1일 26회), 대구-영양(2시간 40분 소요, 1일 23회) 문의:영양시외버스터미널 054)683-2213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34번 국도 영덕 방면→안동→진보→31번 국도 봉화 방면→영양읍→일월산자생화공원→대티골 →반변천 뿌리샘

안동'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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