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까지 사교육비 경감, 수업 방법 개선 등에 대한 정책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올 초 정년 퇴임한 이성한(63) 전 덕원고 교장이 11일 닻을 올린 대구시교육청 2기 정책기획단 단장 자리를 다시 맡았다. 지난해 1기 기획단 단장으로 활동한 그는 대구 학생의 학력 향상과 지역별 학력 격차 해소 방안 등 우동기 교육감의 공약이행 전략과제 120개를 만든 바 있다.
이 단장은 대구 교육 역사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 1981년 덕원고에 몸담은 이후 서울 유명 입시학원을 오가며 진학자료를 만드는 등 열정적으로 일한 끝에 학교를 입시 명문고의 반열에 올렸다. 그는 퇴임 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학교의 초빙 교장 제의도 사양한 채 아코디언을 배우면서 잠시 여유를 즐겼다. 하지만 교육정책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시 교육청의 거듭된 당부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1기 기획단이 큰 틀에서 정책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보다 세분화된 정책을 개발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대구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낮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그냥 넘어가선 안 되잖아요.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어떻게 해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죠."
2기 기획단은 현장 교사 10명 등 32명으로 구성돼 8월 말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기획단은 공약이행평가분과와 정책기획분과, 행정지원분과로 나눠져 있는데 그 중 핵심은 정책기획분과다. 이곳은 다시 수업 방법 개선 등이 목표인 교실변화추진팀, 교원업무혁신팀, 사교육개선팀, 교육공동체문화개선팀으로 나뉜다.
"가령 단순 주입식 수업 방법 대신 영상물 등 다양한 자료를 이용한 토론식 수업으로 바꾸는 식으로 연구하는 것이 교실변화추진팀이 할 일입니다. 교사들도 학생, 학부모의 요구에 발맞춰 변해야죠. 수업 부담은 느는 대신 교원업무혁신팀에서 공문서 처리 등 잡무를 최대한 줄여주는 방법을 찾을 겁니다."
사교육비 경감 방안은 특히 학부모들에게 최대의 관심사. 기획단은 매일 오후 9시를 넘겨서까지 일하면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체계화하고 있다. 이 단장은 각 학교들이 학원에서는 제공하지 못하는 교육방법을 개발'적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지역 대학교수 집단을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죠. 학생 관심사나 진로별로 동아리를 구성해 대학교수 지도 아래 논문을 쓰게 하는 겁니다. 입학사정관제가 확대 추세인데 입학사정관들에게 선보일 자료를 만드는 거죠. 사교육에선 하기 쉽지 않은 일이죠."
이 단장은 단원들에게 시간을 쪼개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라고 권한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8월 말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까닭에 더욱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름만 그럴듯한 정책을 만들진 않을 겁니다. 정책 가짓수만 느는 것은 소용없어요. 현장의 목소리를 가능한 한 많이 담아 대구 교육 수준은 물론 학생, 학부모, 교사의 만족도도 높일 방법을 찾겠습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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