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 취업 200만명 시대
자녀 교육비나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오는 40, 50대 여성이 크게 늘면서 20대 고용률보다 높아지기 시작했지만 저임금에 노동 강도가 센 단순 생산직이나 영업사원, 청소 용역, 식당 주방 등으로 편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탄력근무제 도입과 직업교육 강화, 취업 알선 지원 등의 사회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디 일자리 없나요?
이모(50'여) 씨는 1년 전부터 전업주부 생활을 그만두고 과자 생산 공장에서 포장일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 월급으로는 한 달에 100만원 가까운 두 자녀의 교육비를 댈 수 없어서다. 구직 초기에는 4대 사회보험이 보장되고 토요일에 쉴 수 있는 일을 찾았지만 현실은 따르지 못했다. 생활정보지를 뒤진 끝에 이 씨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공장에 취직을 했지만 노동 강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매일 오전 8시에 집을 나와 오후 6시까지 꼬박 8시간 이상 서서 일하면서 받는 돈은 한 달에 140만원 남짓. 이 씨는 "어쩔 수 없어 일을 하긴 하지만 월급도 많지 않고 노동 강도가 너무 세 얼마나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4050' 여성들이 자녀 교육비, 노후자금 마련 등을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50대 여성의 고용률은 59.3%로 20대 전체 고용률(58.9%)보다 0.4% 포인트 높았다. 50대 여성 취업자는 2분기 209만3천 명으로 사상 처음 200만 명을 넘어섰다. 10년 전인 2001년 2분기(121만7천 명)보다는 2배 가까이 증가한 것. 40대 여성의 고용률도 65.9%로 1983년 3분기(66.4%)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임금에 중노동 시달려
뒤늦게 직업전선에 뛰어든 40, 50대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는 많지 않다. 저임금에 단순 노무직이 대부분이다. 이달 19일 열린 대구 달서구 여성취업박람회에선 참여 업체 13곳 중 6개 업체가 단순 생산직 종사자만 찾았다.
나머지는 방문교사, 고객관리, 상담원, 판매원 등이었다. 임금도 월 150만원을 넘는 업체는 서너 곳에 지나지 않았다. 이날 업체들은 193명을 모집했지만 당일 채용된 여성은 37명에 불과했다.
4050 여성들의 임금도 월 90만원에서 140만원 선으로 낮은 편이다. 최근 인기가 높은 요양보호사도 주 30~40시간을 일해도 월 100만원을 받기 힘들다. 대구시내 한 빌딩에서 청소 용역 직원으로 일하는 박모(57'여) 씨는 "하루 8시간 일하고 월 100만원을 받는데 이마저도 겨우 얻은 일자리"라며 "이 나이에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청소나 식당 주방밖에 없다"고 했다.
대구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 강영아 부관장은 "근로시간이 맞지 않아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근로시간 조정이나 2부제 등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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