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악습 추방" 이등병부터 중대장까지 머리 맞댔다

입력 2011-07-23 0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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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단 밝은병영문화 토론회

"해병대의 그릇된 문화를 추방하겠습니다."

해병대 제1사단은 22일 중대장 이상 지휘관과 소대장, 분대장, 병 계급별 대표 등 1천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밝은 병영문화 만들기 대토론회'를 열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장병들은 현 상황을 해병대 창설 이래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해병대 병영문화 개선의 절박함을 느끼며 위기를 환골탈태의 기회로 삼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토론회는 1부 해병대 의식전환, 2부 밝은 병영문화 조성, 3부 근무기강 확립 순으로 진행돼 장병들은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20년째 복무중인 조휘곤(40) 상사는 "해병대에 입대하는 장병들이 입대 전부터 가혹행위나 기수문화 등 그릇된 해병대 문화를 마치 해병대 전통인 것처럼 인식하고 해병대에 입대하면서 주변 동료에게로 확산되는 경우가 있다"며 "훈련병 시기부터 올바른 해병대 문화를 체험하고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박경배(21) 상병은 "해병대가 '작지만 강한 군대'의 기치를 내걸고 지나친 개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일방적인 상부의 명령과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얻지 못해 잘못된 병영문화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상'벌점 제도에 따른 합리적인 신상필벌 방안과 간부, 병사 모두가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부대관리에 동참해 창의적인 업무수행으로 부대발전을 도모하는 자전적 부대관리 시스템 구축 방안 등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의견들이 발표됐다.

특히 기수 및 호봉제에 의한 잘못된 병영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모든 임무와 과업을 제대단위(소대, 분대, 조)로 부여해 계급과 기수를 탈피하고 지휘자에 의한 부대 운영과 지휘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병 상호간의 자생적인 지휘간섭과 병폐를 척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공감을 얻었다.

또 자기가 할 일은 자기가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저계급자의 생활여건을 보장하고 '내 일은 내가 한다'는 의식을 확산시킴으로써 선임병의 솔선수범을 서서히 유도하는 것도 병영 부조리를 척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논의됐다.

그러나 지휘관의 끈질긴 의지와 실천이 있어야만 가능하며 해병대에 한 달에 2개 기수가 전역, 전입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1사단은 ▷지휘관의 끈질긴 의지와 실천 ▷전투편성표에 의한 부대 운영 ▷개인 지급물자의 개인화 ▷자기가 할 일은 자기가 하자 등 '밝은 병영문화 만들기 4원칙'을 강력하게 추진키로 했다.

또 전 장병의 역량을 집중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반드시 '누구나 근무하고 싶은 진정한 전우애가 깃든 해병대 신 병영문화'를 만들 것을 다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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