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에 그친 대구, 2위로 밀려나
'대구=폭염(暴炎)도시'가 옛말이 됐다. 대신 경남 합천이 대구를 제치고 폭염도시라는 타이틀을 넘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지역별 기온 변동폭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합천은 지난해 낮 최고기온이 33℃가 넘은 폭염일이 42일간으로 집계됐다. 39일간 폭염이 나타난 대구를 밀어내고 최고의 폭염도시로 올라선 것. 밀양(33일)과 포항(30일), 영덕과 의성(각 29일)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2.1일로 최근 10년간 평균(8.9일)보다 3일가량 늘어났다.
합천이 대구보다 폭염일수가 더 많아진 것은 반짝 현상이 아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동안 평균 폭염일수도 합천(24.1일)이 대구(23.1일)보다 많았다. 밀양(21.4일)과 영천(19.5일)이 뒤를 이었다.
폭염은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서거나 열지수가 32도를 넘는 것으로, 폭염일수가 많다는 것은 더운 날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기상청 관계자는 "합천의 폭염일수가 대구를 넘어선 것은 최근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더위의 양태가 변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열대야 발생 일수는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대구(29일)가 가장 많았다. 합천(11일)보다는 3배가량 많은 기록이다. 한낮의 가마솥 더위는 합천이 대구보다 더 강했지만 밤 기온은 대구가 더 높았다. 기상청이 조사한 최근 10년간 열대야 발생 일수에 따르면 제주도(서귀포 33.6일, 제주시 27.1일)가 가장 높았으나 내륙에서는 대구(18.2일), 부산(14.9일), 강릉(11.9일), 서울(8.9일) 등으로 대도시에서 열대야 발생 일수가 많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구와 서울, 부산 등 대도시는 밤에도 낮의 복사열이 식지 않지만 농촌 지역은 주변에 숲 등 녹음이 많아 밤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 열대야 발생일수가 최근 10년 사이에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발생일수가 12.2일로, 최근 10년 평균 발생일수 6.5일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열대야는 오후 6시~오전 9시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것을 말한다.
권원태 기상청 기상연구소장은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포항, 부산, 제주 등 주요 해안도시의 열대야 증가 속도가 우리나라 평균치를 상회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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