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변신…숙박시설에서 특별한 휴식공간으로

입력 2011-07-22 09:56:23

호텔이 진화하고 있다. 레지던스 객실과 카지노, 어학원, 다국적 푸드갤러리에 이어 어린이집까지 등장해 손님끌기에 나섰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호텔이 진화하고 있다. 레지던스 객실과 카지노, 어학원, 다국적 푸드갤러리에 이어 어린이집까지 등장해 손님끌기에 나섰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호텔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단순 숙박시설에서 벗어나 레지던스 객실을 도입하고 대규모 식당과 어린이집, 카지노 등이 들어서는 등 차별화된 휴식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지역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구 호텔은 단순한 '숙식' 공간으로 자리 잡아왔지만 최근 들어 대구에서 각종 국제대회가 열리고 고객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부대시설이나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레지던스 객실에 병원까지

엘디스리젠트 호텔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드레지던스 객실 서비스를 이달부터 시작했다.

서비스드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는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오피스텔 개념의 주거시설. 객실 안에 거실과 세탁실, 주방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이용객들로 하여금 '호텔 같은 집'처럼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호텔 수준의 서비스에 각종 편의시설과 사우나'피트니스센터'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제공하면서도 객실 이용료는 호텔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장훈 총지배인은 "지난해 12월 호텔 주변의 대형 아파트 10여 채를 구입, 최고급 스위트룸으로 꾸몄다"며 "달구벌대로 마라톤 코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등 외국인 손님에게 한층 높아진 대구의 격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엘디스리젠트 호텔은 이미 중동지역 장기 투숙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숙박업계도 서울에서만 도입된 레지던스 호텔의 '성공 여부'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

대형 국제대회를 치르기엔 대구 호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대구시가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모텔은 서비스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대구 호텔 객실이 2천여 개에 이르지만 이 중 상당수 호텔 시설이 낡아 대구세계육상대회 관람을 신청한 외국인 중 80% 이상이 경주와 부산 등지에 숙소를 정한 상태"라며 "차별화된 객실은 대구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텔은 호텔 내에 건강검진센터와 모발이식센터, 안과 등이 입주해 있다.

전체 병원 면적은 6천㎡로 웬만한 병원 규모로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관광 활성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린이집과 카지노, 문화행사까지

인터불고 호텔 내에는 어린이집이 있다.

호텔 직원 자녀들의 보육시설로 만들어졌지만 콘서트나 디너쇼가 열리면 방문 손님들의 자녀를 위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공연 시간 동안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선생님이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 아이들이 지겹지 않게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부모는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이 호텔에는 지난 3월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카지노도 들어왔다. 실내 수영장을 개조해 만든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3천300㎡(1천 평) 규모에 바카라, 블랙잭, 룰렛 등 100여 대의 게임기를 갖추고 있다.

스페인문화원도 인터불고의 이색시설 중 하나. 문화원 내부에는 도서관과 3개의 강의실이 있다. 주로 스페인어 관련 도서들로 채워진 도서관은 일반인도 이용이 가능하고 강의실에서는 스페인어 강좌를 진행한다. 대형홀도 갖추고 있어 미술, 음악, 무용 등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고 있다.

노보텔 지하 1층에는 올 초 색다른 푸드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스퀘어도란'은 2천600㎡ 규모의 식당가로 이국적 분위기의 광장을 중심으로 식당가가 밀집돼 있다.

유럽풍 양식당부터 한식당을 포함해 13개국의 요리를 16개 식당에서 즐길 수 있는 다국적 식당이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이 되면 노보텔에 젊은 남녀가 모여든다. 지난해 8월부터 운영중인 '소셜네트워킹 파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들의 인맥 만들기 모임으로 기획된 이 행사는 주로 20, 30대가 찾는다. 매달 50여 명의 참가자가 모여 함께 게임을 즐기고 연락처를 교환하는 등 사교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지역 내 몇 개 호텔들이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고 있지만 일부 대형 호텔들이 수준 높은 서비스 도입에 잇따라 나서고 있어 대구 호텔 전체 수준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