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 어떤 부자들도 경주 최부자집처럼 오랜 세월 동안 존경과 칭송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때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졌고, 사회봉사와 구휼(求恤)을 위해 모은 재산을 아낌없이 썼다. 그러다가 조국의 광복과 교육을 위해 전재산을 던졌다.
최부자집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이 된 것은 오랜 기간 내려온 집안의 가르침 덕분이다.
선조들은 '부(富)는 물처럼 흘러야 냄새를 풍기지 않으므로 부를 소유하려고 애쓰지 말고 오래 머물도록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가르쳤다.
'부불삼대'(富不三代),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격언처럼 부와 권력은 오래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최부자집은 "재물은 똥거름과 같아서 한 곳에 모아두면 악취가 나서 견딜 수가 없지만 골고루 사방에 뿌리면 거름이 되는 법"이라는 노 스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400년 '베푸는 삶'을 실천했다. 이런 배경에는 6훈과 더불어 '6연'(六然)이 있다. 특정한 선조가 만들었다기보다는 후대로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생활 지침이 됐다.
최정암기자
◇6연(六然)
자처초연(自處超然):혼자 있을 때 몸가짐을 더 초연하게 해야 함. 세속을 초월하는 경지.
대인애연(對人靄然):누구에게나 평등한 마음가짐. 남에게는 온화하게 대함.
무사징연(無事澄然):잡념을 자제. 일이 없을 때 마음을 맑게 가짐.
유사감연(有事敢然):임전무퇴. 일을 당해서는 용감하게 대처함.
득의담연(得意淡然):경거망동 삼가. 성공했을 때도 담담하게 행동.
실의태연(失意泰然):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의에 빠져도 태연하게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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