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집 수성구 망월지 '살아남았다'

입력 2011-07-21 08:52:45

지주들 용도폐기 소송서 패소

개발 붐으로 매몰 위기에 몰렸던 전국 최대의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본지 6월 30일자 5면 보도)가 대구를 대표하는 생태공원으로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망월지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한 바 있다.

대구지법 행정부(부장판사 진성철)는 26명의 망월지 지주들이 이곳의 '농업용 저수지 용도 폐기'를 주장하며 대구 수성구청장을 상대로 낸 '농업기반시설 폐지 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20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들 망월지 토지등기부상 소유자들은 지난해 수성구청에 농업기반시설 폐지 승인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은 망월지 주변에 경작지가 거의 없고 주변에 대체수리시설(관정)이 있어 망월지가 농업용 저수지로서의 기능이 상실됐다고 주장하지만 망월지 주변엔 농경지로 이용되는 면적(2.4ha)이 있고 대체수리시설은 사유지에 설치돼 있어 지속적으로 주변 경작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없는 만큼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밝혔다.

법원이 망월지의 보존에 손을 들어주자 대구경북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동안 무분별하게 용도 폐기돼 매립되고 있는 농업용 저수지들을 습지공간으로 지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망월지는 현재 생태교육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대구시와 수성구청도 이곳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현재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앞으로 대구를 대표하는 환경유산으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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