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판마다 한지마다 고려 천년의 향기가…

입력 2011-07-20 07:33:25

대구박물관'장경도량 고려대장경硏, 초조대장경 천 년 기념 특별전

대보적경(大寶積經). 고려 현종 때 대승불교의 여러 경전 가운데 중요한 문구들을 모아 기록한 것으로 초조대장경 가운데 하나다. 당나라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120권 가운데 권 59로 국보 246호(국립중앙박물관 소장)로 지정돼 있다. 대보적경은 종이 23장을 이어 붙여 총 12m의 길이를 자랑한다. 목판으로 판각한 것이지만 지금 기술로도 정확하게 복원할 수 없을 정도로 판각이 정교하다.

초조대장경 1천 년을 맞아 국립대구박물관이 뜻깊은 전시회를 준비했다. 대구박물관이 (사)장경도량 고려대장경연구소와 함께 초조대장경 천 년 기념 특별전 '고려 천 년의 귀향, 초조대장경'을 9월 18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열고 있는 것.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때 거란의 침입을 불력(佛力)으로 물리치고자 1011년에 판각을 시작해 70여 년 동안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완성했다. 이후 초조대장판은 대구 부인사에 보관되었는데 1232년 몽골의 2차 침입 때에 모두 불타버렸다. 초조대장경판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것을 기초로 하여 다시 제작한 재조대장경을 통해 그 규모와 정교함을 엿볼 수 있다. 팔만대장경으로 널리 알려진 재조대장경판은 오늘날까지 해인사에 잘 보존돼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불교계와 대구시는 우리 선조의 지혜와 역량이 담긴 위대한 기록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부터 5개년에 걸쳐 초조대장경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그 첫 번째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해 제작 완료한 1차 년도 초조대장경 복원품 100점과 대보적경 권 59, 신찬일체경원품차록 권 20(국보 제245호) 등 초조대장경'재조대장경, 대구 부인사에서 출토된 기와와 석조물 등이 전시된다. 특히 대보적경은 처음으로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전면(全面)을 펼쳐 복원품과 나란히 전시해 진품과 복원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인형을 통해 초조대장경 제작과정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대구박물관 함순섭 관장은 "서울에 열리는 초조대장경 전시회와 달리 이번 대구 전시는 그동안의 초조대장경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며 "우리 민족의 위대한 기록유산인 초조대장경을 널리 알리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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