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대회 '소나기 문화행사' 논란

입력 2011-07-18 10:09:47

"대회 붐 조성에 도움" 贊 "경기장 관광객 분산" 反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8월 27일~9월 4일) 동안 대구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회 붐 조성과 대구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알리려면 대규모 문화행사를 많이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과 각종 행사가 너무 많으면 에너지가 분산돼 정작 경기장이 썰렁해질 수 있다는 반대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세계육상 대회기간에 대구도심문화행사(8월 28일~9월 3일)와 뮤직페스티벌(8월 28일~9월 3일), 전통시장인 승시(9월 1~5일), 전국생활예술동호인대축제(8월 30일~9월 3일), 대구국제보디페인팅페스티벌(8월 27~28일), 국제재즈축제(8월 25~28일), 난타공연(8월 24일~28일) 등이 각 구군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같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세계육상대회때 대구를 찾을 국내외 관광객들이 경기만 보고 대구를 스쳐가는 곳이 아니라 대구에 머무르면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행사가 없으면 외국인 2만여명 등 육상대회 관람객들이 대구의 전통과 문화를 알길이 없어 대회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

대구시 한 관계자는 "2009년 베를린 육상대회때도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문화행사를 열어 외국인들이 매우 즐거워 했다"며 "국내외 유명 예술인을 초청하기보다 지역 예술인 중심으로 대구를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높은 예매율에도 대부분이 단체예매여서'사표(死票)' 우려가 있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주력해도 대회 성공개최를 장담하지 못하는데 힘을 이곳 저곳에 분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박민호 수성구의회 의장은"대부분의 문화행사가 육상경기가 열리는 오후 시간대에 집중돼 있는 것이 문제다"며 "특히 해당 지역 기관·단체 등의 관계자들이 양쪽 행사에 모두 동원돼야할 상황이 벌어질 경우 대구스타디움이 썰렁해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중구의 한 관변단체 관계자는"우리 단체에서도 세계육상대회 입장권을 많이 구입했는데 문화행사도 외면할 수 없어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여론이 일자 대구시는 도심 문화행사와 뮤직페스티벌의 규모를 당초보다 축소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채보상공원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도 날짜를 조정해 개막식이 열리는 날은 행사를 취소했고, 2·28기념공원 문화행사도 무대 규모를 축소했다. 인기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뮤직페스티벌도 시청 광장에서 실내인 대구EXCO로 장소를 바꿨다.

대구시 관계자는 "문화행사와 경기장 관중 간에 특별한 상관 관계는 없다고 판단되지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 문화행사를 신축적으로 조정했다"며 "대구의 문화를 알리면서도 경기에 차질을 주지 않은 방향으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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