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후보 자극 경쟁촉발 의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 새 지도부 구성 직후부터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세론' 발언을 연일 내놓으면서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가 여권 내부에서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먼저 표면적으로는 박 전 대표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면서 다른 주자의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홍 대표는 14일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세론'은 복지나 친서민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세론'과 유사한 형태로 갈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도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을 거론, "당내 예선에서 떨어지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면서 일정 부분 두 사람을 자극하는 발언도 내놨다. 지난 1997년 당내 경선에서 실패한 뒤 도지사직으로 복귀한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의 예가 참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하나는 '홍 대표 주심(主審)론'이다. 당 대표 자리는 차기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심판'을 보는 자리인데 경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촉발하면서 '주심'으로서 홍 대표 자신의 입지를 넓히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얘기다. 미래권력과 척지지 않으면서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판을 자처함으로써 그런 이미지를 쌓고 차차기를 노린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형편이다. '징검다리' '브리지' 등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홍 대표는 박근혜 대세론과 함께 여권의 대권 주자에 대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야권의 '깜짝 후보'를 주저앉히는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집권 여당의 대표가 손 대표를 '형님'으로까지 칭하며 치켜세우면 국민이 '야권 주자=손학규'로 인식해 타 후보를 생각보다 얕게 여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야권에서 가장 위협적인 후보에 대해 "가장 벅찬 상대는 민주당 손학규 후보"라고 밝히면서 문재인, 김두관, 유시민 등 다른 주자를 '나 몰라라'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찌감치 터져 나오는 홍 대표의 박근혜 대세론 발언이 자칫 당내 신주류로 떠오른 쇄신소장파와 비주류로 전락한 친이계를 자극해 오히려 화합과 소통을 막고 자칫 최악의 시나리오로까지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서상현'유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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