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일본인들의 반성과 올림픽 유치 야심

입력 2011-07-15 10:31:08

13일 오후 비행기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가 열리는 일본 도쿄로 갔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직원의 영접으로 승용차를 타고 도쿄 시내 호텔로 향했다. JOC 직원은 국제국의 과장으로 근무하며 명문 사학인 게이오대를 나왔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그는 먼저 일본 대지진 이야기를 꺼내며 지진 후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2만5천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재앙이었지만 세계인들의 도움 속에 더욱 열심히 복구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일본 국민들도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지진을 계기로 세계는 넓고도 가깝다는 것을 알았으며 개인이든, 국가든 간에 서로 진정성을 갖고 더불어 살아가고 발전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일본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일본 국민들은 심기일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올림픽 유치에 대한 일본인들의 야심을 전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치른 지 47년이 지났다며 2020년 하계올림픽을 유치, 대지진으로 상실감에 빠져 있는 일본 국민들의 자긍심을 살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OCA 총회장인 신 다카나오 호텔에서 하루를 묵은 후 14일 오전 일본 IOC 위원인 오카노 씨와 이가야 씨,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 도움을 준 후루하시 전 JOC 위원장(국제대학스포츠연맹 부회장) 등과 조찬을 함께 했다.

IOC 위원인 오카노 씨와 이가야 씨는 대구 U대회 유치 과정에서 알게 된 후 친구로 지내고 있는데, 두 사람은 이번 IOC 총회에서 평창을 지지한 것을 은근히 강조하면서 평창은 3번째 도전하는 정신을 높이 평가받았고 운도 좋았다고 했다. 뮌헨과 안시가 유럽이라 IOC에서 2014년 대회 개최지인 소치(러시아)에 이어 다시 유럽을 택할 명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의 초청으로 대구를 여러 차례 다녀간 후루하시 전 JOC 위원장은 일본 대지진 때 한국 국민들의 따뜻한 위로와 지원에 대해 일본 국민 모두가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일본도 희생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로 거듭 태어날 것이라고 했다.

과연 얼마만큼 일본 국민들이 진정성을 갖고 반성하는지 알 수 없지만 대지진이 일본인들의 사고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대구'경북도 신공항 등 국책사업 유치 실패에 따른 상실감과 좌절감에서 벗어나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박상하(국제정구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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