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인트 블랭크

입력 2011-07-14 10:16:45

스릴도 예술처럼? 佛 '스피드 액션' 뭐가 다를까

사랑스런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간호조무사 사무엘(질 를루슈).

어느 날 정체불명의 남자가 입원환자인 위고(로쉬디 젬)를 살해하려는 장면을 목격하고 뒤쫓지만 놓치고 만다.

얼마 후 괴한의 습격으로 아내가 납치된다. 그리고 의문의 남자로부터 걸려온 전화. 위고를 병원에서 빼내 오면 아내를 살려주겠다는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세 시간뿐.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위고를 빼내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한때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아기자기한 프랑스 코미디영화가 대세를 이루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코미디는 가고, 프랑스영화는 액션에 목숨을 걸었다.

할리우드의 대량물량이 투입된 스펙터클 액션 대신 스릴과 스피드에 포인트를 준 논스톱 액션이다. '야마카시''네스트''13구역''테이큰' 등이 그렇다.

'포인트 블랭크'는 이런 최근 프랑스 액션영화의 계보를 잇는 영화다. 경찰 내부 비리 사건에 평범한 한 남자가 휘말려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러셀 크로의 '쓰리 데이즈'에서 감독 폴 해기스와 함께 각본을 쓴 프레드 가바예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달리던 것이 끝까지 달린다. 경찰과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범인과의 숨바꼭질에 아내를 구하기 위한 남편의 뜨거운 사랑까지 얹어 '다이하드'처럼 짜릿한 액션스릴을 선보인다.

아내를 살리기 위해 범인의 요구에 굴복한 사무엘은 위고를 빼돌리는 데 성공하지만 이번에는 더 엄청난 위험에 직면한다. 경찰 조직이 배후에 있었던 것이다. 아내를 살리기 위해 범인을 쫓아야 하는 절박함에 자신을 죽이려는 경찰에게까지 쫓기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그는 '다이하드'의 맥클레인 형사가 아니다. 늘 의사들의 등쌀에 시달리는 간호조무사에 불과한 평범한 인물이다.

환자의 정체도 경찰의 음모에 빠진 희생자였고 사무엘도 누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복수를 꿈꾸는 킬러와 함께 자신들을 위기로 몰아넣은 자들을 향해 반격을 시작한다. 마지막 경찰서 내에서 벌어지는 장면도 긴박감이 넘친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질 를루슈는 지난해 뤽 베송 감독의 '블랑섹의 기이한 모험'에서 주연을 맡은 프랑스 톱클래스 배우이고, 로쉬디 젬은 '영광의 날들'로 2006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베테랑이다. 부패 경찰 역의 제라르 랑방은 '타인의 취향'(1999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연기파다. 특히 위험에 봉착한 평범한 남자 역의 질 를루슈는 '테이큰'의 리암 니슨과 같은 절박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제목 '포인트 블랭크'(Point Blank)는 극히 근거리 사격을 뜻하는 말이다. 탄도의 커브 등을 무시할 수 있는 범위에서 쏘는 직사 사격이다.

그러나 치고빠지는 아기자기한 재미없이 액션만 계속 나열하다 보니 단조로운 느낌도 든다. 7월 1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94분.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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