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지휘 道黨 수장 내가"

입력 2011-07-14 10:16:46

한나라 경북도당 꼴불견 싸움…위원장 자리 3파전 '으르렁'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 되기' 경쟁이 볼썽사납다. 재선의 장윤석 의원(영주)으로 기우는 듯하다 장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위 한나라당 간사로 선임이 되고 무혈입성 전망이 무색하게 후발주자가 속속 나섬에 따라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전례가 없는 선정을 위한 '협의체'까지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불과 1년 전, 도당위원장에 손사래를 쳤던 것과는 180도 바뀐 분위기이다. 무경쟁이던 1년 전과는 달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3일 경북 의원들은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 문제를 풀고자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 모였다. 장 의원이 도당위원장직을 원하자 3선의 이병석 의원(포항북)이 하겠다고 나섰고, 재선의 최경환 의원(경산'청도)도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김광림 경북도당위원장 직무대행(안동)은 브리핑을 통해 "차기 도당위원장을 선출할 협의체를 구성해 그 결정에 후보들이 승복하기로 했다"는 결과를 알렸다. 협의체는 이인기'김태환'김광림'정해걸 의원이 맡았다.

이처럼 도당위원장직 인기가 갑자기 치솟자 지역 정치권에서는 서로 돌려가면서 해 온 자리가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며 한마디씩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2년 전에는 재선인 김태환 의원이 맡을 예정이었던 이 자리에 3선의 이인기 의원이 나서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전에 없는 '표 대결'까지 가는 무리가 뒤를 따랐다. 2010년 6'2지방선거를 관장(공심위원장)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견도 없이 '그냥' 이인기 의원이 맡았다. 나서는 이가 없었다. 선거나 특별 이벤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동남권 신공항 유치 실패와 과학비즈니스벨트 무산 등의 일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2파전도 아닌 3파전 양상이다. 총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역의 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여러모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도당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 여론을 취합해 중앙당에 보고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공천에서 '기본점수'를 따고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다.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협의해 만든 룰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도당위원장은 선수가 우선, 그 다음이 나이, 단 국회직과 당직은 겸할 수 없다는 것이 관행이자 룰이다.

선수는 이병석 의원이 3선으로 가장 높고, 나이는 장(1950년생)-이(1952년생)-최(1955년 생) 의원의 순이다. 이 의원은 현재 맡고 있는 당직과 국회직은 없다. 장 의원은 나이는 가장 많지만 재선이고 예결특위 한나라당 간사직을 맡아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유리한 계수조정소위에도 당연직으로 들어간다. 재선인 최 의원은 가장 젊고 현재 맡은 임무가 특별히 없다. 제외될 사람이 이미 나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공석으로 있는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 후보 물망에 올라 있다.

정치권에서는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며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아야 불투명하기만 한 정치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당위원장은 이달 말 뽑는다.

서상현기자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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