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사업 안전불감증 쭉∼ 이번엔 칠곡상수도관 파손

입력 2011-07-14 10:36:57

왜관철교 교각 철거하다 관로매설 지점도 파악 못해

13일 오전 낙동강 정비 공사를 하던 굴삭기가 대형 상수도관을 뚫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제공
13일 오전 낙동강 정비 공사를 하던 굴삭기가 대형 상수도관을 뚫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제공

칠곡군 왜관읍 호국의 다리가 붕괴된 지 불과 18일 만에 낙동강사업 구간에서 관로 파손, 물막이 붕괴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13일 발생한 칠곡 광역상수도관 파손사고는 당초 관로 매설지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칠곡군과 낙동강 사업 24공구 시공업체인 대우건설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이 빚은 사고로 확인됐다.

13일 오전 9시 30분쯤 칠곡군 왜관읍 구 왜관교 둔치에서 왜관가압장과 왜관배수지를 잇는 광역상수도관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건설사가 굴삭기를 동원해 구 왜관교의 교각을 철거하던 중 인접한 지하 2m 아래에 매설된 지름 350㎜ 송수관을 잘못 건드려 약 5㎝ 정도 파손되면서 발생했다.

이번에 파손된 광역상수도관은 지난달 25일 붕괴된 호국의 다리와는 약 400여m 떨어져 매설된 것으로, 왜관읍의 3만3천여 주민들에게 식수 등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시설물이다. 공사업체는 사고가 발생하자 긴급 복구작업에 나서 3시간 반 만인 오후 1시쯤 작업을 완료, 기존 배수지에 남은 물로 수돗물을 공급해 다행히 단수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복구가 2시간 더 지연됐더라면 왜관읍 일대에 단수대란을 빚을 뻔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공사현장 근처에 맨홀 뚜껑이 있어서 며칠 전부터 칠곡군에 관로 유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군에서는 관이 묻힌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칠곡군 관계자는 사고 이후에도 이 상수도관이 1997년에서 2000년 사이 매설된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매설 시기와 매설 주체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운영위원장은 "굴삭기 기사 개인의 실수 때문만이 아니라 칠곡군과 건설사가 공사과정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등 복합적인 안전불감증이 빚은 사고다. 구미 칠곡 지역 단수사태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또 광역상수도관이 파손된 지점에서 약 5㎞ 상류인 칠곡군 석적읍 중지리 칠곡보에서는 최근 내린 장맛비로 통합관리센터 쪽 어도공사를 위해 조성해둔 물막이용 토사 수십m가 유실되는가 하면 소수력발전시설도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12일 낙동강사업 현장을 모니터링한 녹색연합은 강물이 불어나면서 칠곡보에서 어도를 만들기 위해 다져놓은 공사 구간 70~80m가 무너지면서 물이 제방 쪽으로 치고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칠곡보 상류에 건설 중인 통합관리센터(공정률 60%가량) 아래 제방 상당 부분이 파여 나가 앞으로 낙동강 유량이 더 불어날 경우 통합관리센터 건물마저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이와 함께 13일 오후 2시쯤 달성군 논공읍 달성보 공사현장 인근에서 낙동강 지류인 용호천 제방 30m와 석축 15m가 일부 무너져 시공사가 긴급 복구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용호천 제방 붕괴가 낙동강 본류로 흘러드는 지천의 역행침식 때문으로 파악했다.

이번 장맛비로 인해 낙동강 지류인 청도천 하상유지공 좌안 둔치가 유실되고, 상주 병성천의 역행침식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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