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코레일 "도로보다 수익사업 우선"

입력 2011-07-13 10:20:52

연계도로망 건설싸고 갈등, 대구시 위치 선정 불협화음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사업 부지 전경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사업 부지 전경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신세계'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동상이몽(同床異夢)에 빠져 있다. 복합환승센터와 인접한 동대구역 철도부지 내 연계 도로망 건설을 둘러싸고 사업주체 간 갈등 양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대구시는 주무부서 간 입장 차이로 연계 도로 위치 선정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고, 신세계와 코레일은 철도부지 내 도로 건설보다 주차장 활용 및 수익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대구시가 연계 도로망도 확보하지 못한 채 사업자부터 지정해 개발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시의 행정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대구시가 복합환승센터개발에 착수한 건 지난 2008년 1월. 2010년 10월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에서 신세계 안을 선정한 뒤 3월 31일 사업시행 예정자로 신세계를 선정하고 4월 18일 복합환승센터 개발 협약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시는 사업 시행의 첫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연계도로망 부지 확보에 실패했다.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한 동대구역 철도부지 소유권을 가진 한국철도공사와 사전 협의를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레일과 신세계는 5월 24일 동대구역 철도부지에 대한 민간 개발 사업을 협약했고, 결국 대구시가 양측에 주도권을 뺏기는 결과를 초래한 것.

철도부지 내 연계도로 건설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지만 대구시 주무부서는 여전히 의견 대립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정명섭 도시주택국장은 "신세계 측의 교통 체증 완화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철도부지내 도로 건설을 백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인 데 반해 이재경 교통국장은 "철도부지 내 도로 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주무부서 간 다양한 대안을 협의해 조속히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 건설업계는 "하다못해 아파트 시행사조차 연계 도로 주변 지주와 사전 협의 과정을 거친다. 반면 대구시 경우 지주는커녕 내부 의견 조율조차 생략한 꼴"이라며 "5천600억원을 투입하는 영남권 랜드마크 사업이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동상이몽(同床異夢) 신세계'한국철도공사=대구시가 복합환승센터 연계도로 건설을 두고 불협화음에 빠진 사이 신세계와 코레일은 철도부지 내 주차장 활용 및 수익사업 추진 계획을 속속 진행하고 있다.

동대구역 철도부지는 자산가액 124억7천500만원으로, 현재 철도공사 사원아파트와 물품창고 임대, 차량정비시설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신세계 측은 복합환승센터의 고속'시내버스 박차지(주차장)로 철도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철도공사의 민간 개발 사업 공모를 신청했다.

반면 코레일은 신세계 측에 추가 수익사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코레일은 철도부지를 주차장으로 놀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가 추가 사업비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세계 측은 민간개발 사업자 지정 당시 개발이익금 47억원을 코레일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코레일 요구에 따라 골프연습장, 연회장, 호텔 등을 추가 건설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는 "코레일 및 신세계 측과 연계도로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못한 결과"라며 "철도부지 수익사업이 복합환승센터 개발 방향과 어긋나기라도 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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