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 간의 청와대 오찬 회동을 앞둔 13일 오전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청와대와 한나라당 등 여권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신임 여당지도부와의 첫 상견례에 앞서 권 수석의 내정은 정치권의 반대기류에도 불구하고 권 수석을 법무장관에 기용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현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날 낮으로 예정됐던 오찬에서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지도부 일부가 "대통령의 측근을 법무장관에 앉힐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공정성 시비가 일 소지가 크다"는 이유로 권 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는 예고까지 나왔지만 청와대는 당의 반대기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 다수는 권 수석의 법무부행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 회동을 앞두고 공식입장을 내놓기가 껄끄럽기 때문이었다. 특히 홍 대표는 "권 수석을 장관에 임명해도 별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여권 내 다른 인사는 홍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측근인사의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 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에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 일각에서는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 수석을 감사원장으로 임명하려다가 논란 끝에 파동이 벌어진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은 권 수석의 법무장관 내정을 정치쟁점화하기 시작했다. 손 대표는 "대통령의 최측근을 법무부 장관으로 앉히려는 의도를 용납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의 국회 법사위 소속 의원들도 성명서를 통해 반발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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