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날아라 슈퍼보드'의 현장법사

입력 2011-07-13 07:51:15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나쁜 짓을 하면은~"

'날아라 슈퍼보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만화영화다. 명나라 소설 '서유기'를 바탕으로, 당나라 황제의 명령으로 불경을 구하러 인도로 향하는 현장(玄裝)법사와 제자 손오공의 모험담이다.

모험심 강한 현장법사(602~664)의 구도여행은 17년간 5만리길을 주파한 대장정이었다. 현장이 죽은 지 2년 후인 666년 오늘, 실크로드상에 있는 138개국의 풍토와 전설, 관습이 망라된 '대당서역기'가 완성됐다. 이 선각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면 먼곳을 여행해야 한다고 썼다.

그로부터 1천500년 후 뉴욕타임스 기자 리처드 번스타인도 현장의 길을 그대로 따랐다. 처음에는 주변을 훌훌 털어버리기 어려웠다. '중년남자들은 틀에 박힌 족속들이다. 이상주의자로 시작했다가 결국 습관의 동물이 돼버린다. 영혼보다 마당의 잔디 상태에 더 마음을 쓴다. "그래 잠시 떠나있는 게 좋아. 그런데 개는 누가 산책시키지?"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어쨌든 길을 나섰고 자신만의 '대당서역기'(꿈꾸는돌 간)를 썼다.

올여름, 구도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짧은 여행이라도 어떠하리.

박병선(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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