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2경기 우천 중단…상승세 타던 흐름 끊겨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9, 1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11일 휴식일을 포함하면 삼성은 예정에 없던 3일간의 휴가를 받게 됐다. 무더위를 앞두고 체력 비축의 시간을 갖게 됐지만 '잘나가는 삼성'으로선 잇단 우천취소가 반갑지만은 않다. KIA, SK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는 삼성으로선 비의 손익계산서를 따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우천취소 집중된 삼성
11일 현재 삼성은 비 때문에 12경기를 하지 못했다.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6월 말부터 우천취소경기가 집중되고 있다. 6월 29, 30일 서울 잠실 LG전 2경기를 시작으로 이달 10일까지 삼성은 6경기를 비 때문에 치르지 못했다. 일정상 11경기를 치러야 했지만 절반이 넘는 경기가 비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6월(28일까지) 한 달 동안 15승7패를 거두며 단숨에 선두에 나선 삼성은 지난달 29일부터 흐름세가 끊기며 11일까지 3승(2패)밖에 챙기지 못했다. 반면 이 기간 단 한 차례도 우천취소 경기가 없었던 KIA는 차곡차곡 승수(8승3패)를 챙기며 삼성을 턱밑(0.002차 2위)까지 쫓아왔다. 3경기가 밀린 SK는 이 기간 연패 늪에 빠지며 1위에서 3위로 추락했다. 7일 삼성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전력을 추스른 SK는 8일 롯데에 대승을 거두며 7연패를 끊은 뒤 2연승으로 반전을 이뤘다. 결국 이 기간 우천 경기가 가장 많았던 삼성은 비가 상승세를 끊었고, 비를 피한 KIA는 상승세를 유지한 셈이 됐다. SK 역시 비가 전력 재정비시간을 갖게 해 하락세를 끊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비 때문에 우려되는 타격감
장맛비가 삼성에는 반갑지 않은 이유는 타자들의 컨디션 유지 때문이다. 시즌 초반 승률 0.500에 턱걸이 했던 삼성은 6월부터 확실히 힘이 붙은 모습이다. 막강 불펜진이 최강의 힘을 보여줬지만 상승세를 탄 타격감이 선두 도약을 이끌었다. 실제 삼성의 팀 타율은 4월 0.259에서 5월 한 달 동안 0.234로 떨어졌다. 그러나 6월에는 0.305로 대폭발했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은 "투수력과는 달리 타격은 상승세와 하락세의 흐름이 있다. 저조하던 타격감이 6월부터 살아나면서 삼성은 강팀의 면모를 드러냈다.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는 삼성 입장에선 물오른 타격감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취소 경기가 많아지면서 삼성의 팀 타율은 0.280으로 주춤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우리는 우천취소를 바라지 않는다. 팀에 힘이 붙었을 때 한 경기라도 더 치르는 게 유리하다. 우천취소 경기가 많아 아쉽다"고 했다.
◆잔여경기 손익계산서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는 9월 8일 이후 KBO가 마련한 잔여경기 일정에 따라 치러진다. 10일 3경기가 취소되면서 올 시즌 우천취소는 47경기로 늘었다. 잔여경기 수가 많아지면 시즌 막판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잔여경기가 많고 적음이 순위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11일 현재 삼성은 74경기를 치른 반면, KIA는 79경기, SK는 72경기를 치렀다. 잔여경기 일정만 본다면 SK가 가장 빡빡하고 KIA는 다소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유'불리를 따질 때 고려해야 할 것은 잔여경기를 치를 때의 순위 경쟁 상황이다. 만약 이때쯤 순위가 사실상 결정됐다면 잔여경기가 많은 게 절대 불리하지 않다. 4강이나 선두팀이 결정됐다면 시즌 막판 기를 쓰고 전력을 다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혼전양상이 빚어질 시에는 경기 일정이 많은 팀으로선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시리즈 직행이냐, 포스트시즌 진출이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삼성은 두산'롯데와 3경기, SK'LG'넥센과 각각 2경기를 나중에 따로 치러야 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