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이 너무해… 외국학생엔 '펑펑', 국내학생엔 '찔끔'

입력 2011-07-11 10:11:03

대구경북지역 대학이 한국 학생보다 외국 학생에게 더 유리한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면서 '한국학생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 측은 유학생 유치와 대학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학생과는 차이를 둔 외국인 장학금제도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너무 지나치다고 불평하고 있다.

◆외국인은 특별 장학생

대구경북 주요 4년제 대학은 외국 학생에게는 아주 '관대한'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계명대는 평점 1.75 이상인 외국인 학생에게 등록금 30%를 깎아주며 4.2 이상이면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준다. 학사 경고 기준이 평점 1.5인 것을 감안하면 외국 학생이 장학금을 받기는 '식은 죽먹기'다.

영남대는 평점 2.0 이상인 외국 학생에게 수업료 30%를 지원하며, 대구대와 대구가톨릭대는 각각 평점 1.75와 1.0을 넘기면 등록금의 30%를 깎아준다.

경일대는 외국 학생에게 평균 C 학점인 2.0을 넘기면 등록금을 40%를 면제해주고 2.0을 넘기지 못해도 등록금 30%를 깎아준다. 등록금 전액을 내야하는 것은 1학기에 15학점을 이수하지 못했을 경우다. 반면 한국 학생을 위한 장학금 문턱은 높다. 1년 평균 등록금이 733만원에 달하는 이 대학에 다니는 한국 학생은 평균 학점 3.0을 넘겨야 등록금 25% 감면 자격이 주어진다.

학과에서 1등을 해도 등록금 반액만 면제받는 한국 학생들은 외국인에게 너그러운 장학 제도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립대에 다니는 양모(25) 씨는 "성적 인플레 때문에 친구보다 학점이 0.01점 적어 장학금을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외국인은 평균 C 학점을 받아도 등록금을 절반 가까이 깎아줘 우리 등록금으로 외국 학생들만 덕을 보고 있다"고 불평했다.

◆중국학생이 최대 수혜자

대학 관계자들은 유학생 유치를 통해 대학과 한국 학생의 국제화를 꾀하는데 도움이 되고 정원외로 뽑기 때문에 한국 학생과 다른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 사립대 국제교류원 관계자는 "외국인 학생 장학금의 목적은 우수한 유학생을 끌어들여 대학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자국을 떠나 한국에서 공부하면 생활비도 많이 들고 하니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2000년도 초반에 대학 국제화를 위해 정부가 외국인 학생 유치를 권고하자 외국 학생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성 장학 제도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한국 학생들이 외국인과 교류하며 국제적인 소양과 감각을 익히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이 해외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외국인 장학금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인이다. 현재 지역대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은 10명 중 9명꼴로 중국 출신이기 때문이다.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계명대는 외국인 823명 중 780명이 중국인 것으로 나타났고 경일대는 외국인 134명 중 전원이 중국 출신이다. 외국인 662명이 재학 중인 경북대도 이 중 546명이 중국 출신이다.

경북대 김지은(23'여) 씨는 "외국인 학생 대부분이 중국인이라면 이들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또 우수 유학생의 기준이 뭔지를 학교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수영'황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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