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 국내 호텔업계 첫 외국인 여성 주방장 루이스 셀폰테인 씨

입력 2011-07-11 10:26:20

"김치·된장 원~더풀…깊은 맛에 빠져 거의 매일 먹어요"

"한국의 김치와 된장은 정말 특별한 음식이에요. 깊은맛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음식을 만들 때도 김치와 된장을 넣으면 요리가 그냥 완성되니까요."

국내 호텔업계 최초의 외국인 여성 주방장인 남아공 출신의 루이스 셀폰테인(33) 씨. 노보텔 대구의 총주방장인 미혼의 셀폰테인 씨는 대구에 온 지 3개월밖에 안 됐지만 한국 음식 예찬론자가 됐다.

"세 끼 모두 김치와 된장만 있으면 후다닥 밥 한 공기를 싹 비우죠. 김치와 된장이 입맛에 잘 맞아요."

남아공에서 2년 과정의 셰프스쿨을 밟은 그녀는 2001년 영국에서 주방장으로 있다가 2007년 아코르사의 계열인 노보텔과 인연을 맺고 베트남에서 첫 근무를 했다. 주방장이 되기 전에는 남아공과 영국에서 호텔 매니저 활동을 2년 정도 하기도 했다. 그녀는 여러 가지 재료로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데 흥미를 느껴 주방장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음식은 우리 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고 좋은 음식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내가 만든 음식을 통해 사람들이 만족하고 행복해하면 나는 두 배로 행복감을 느끼지요."

주방장 경력 12년인 그녀가 노보텔 대구에 온 것은 아시아와 특히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가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오리요리다. 그녀의 요리는 오리 다리를 이용한 프랑스식 요리에 고구마와 단호박을 함께 넣고 계피와 오렌지 소스를 첨가해 독특한 맛과 향을 낸다. 대구에 오기 전 남아공과 베트남 호텔에 근무하면서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그녀는 또 향신료를 이용하는 인도 요리에도 흥미가 많다.

"대구에 와서는 이색 요리로 타조고기와 양고기를 내놓았어요.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낮은 타조고기는 특유의 냄새가 없고 육질이 소고기와 유사합니다. 저칼로리, 저지방, 고단백, 고칼슘의 양고기는 육질이 부드러워 노인과 어린이가 먹기에 좋아요."

노보텔 대구 주방에는 15명의 직원이 있다. 쾌활한 성격에 매사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그녀는 그동안 세계를 누비며 쌓아온 요리 노하우와 지식을 직원들에게 전수하는 데도 열성이다. 하지만 요리를 할 때만큼은 한치의 빈틈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엄하다.

"주방장이 되려면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해요. 열이 많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서서 일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참아내는 인내력이 있어야 하고 칼을 다루는 데 두려움도 없어야 하겠지요."

그녀는 앞으로 현대인들의 건강을 생각해 맛이 뛰어나면서도 칼로리가 낮은 웰빙음식 개발에 주력하고 대구 토속음식에 대한 연구와 메뉴 개발에도 힘쓸 생각이다.

또 음식비평가(Food stylist)가 돼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망라한 요리책을 쓰는 게 꿈이라고 했다.

"대구의 대표음식인 찜갈비와 돼지국밥은 훌륭한 음식입니다. 제가 매운 갈비를 좋아해서인지 찜갈비는 아주 맵지만 맛은 깔끔해요."

그녀는 대구가 작은 도시이지만 정보기술이 발달해 있고, 시민들이 입고 있는 현대적 감각의 화려한 패션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대구에서 근무하는 동안 대구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본래 여행을 무척 좋아해요. 틈틈이 대구지역을 둘러보면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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