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이 출발부터 삐걱거린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새 지도부 첫날 회의에서 '계파 활동을 하면 공천을 안 준다'는 홍 대표의 발언은 당장 유승민 최고위원의 반발을 샀다. 유 위원은 계파 해체는 소통과 화합으로 가능하다며 인위적 해체 강요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의 인선을 놓고도 여타 최고위원들과 홍 대표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세론' 운운의 발언은 구주류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은 새 지도부의 향후 진로를 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홍 대표의 말처럼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을 책임지는 당 대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자리다. 당연히 대표와 호흡이 맞는 인사가 맡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의 실무를 맡을 사무총장은 다수의 구성원에게 반감을 사지 않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누구 사람이라는 식의 꼬리표가 붙은 인사로는 여러 세력이 얽힌 복잡한 당내 구도를 헤쳐갈 수 없다. 최고위원들이 캠프 인사하듯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는 것을 홍 대표는 귀담아들어야 한다.
계파 정치 종식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권력자 중심으로 뭉치는 정치 생리상 계파의 인위적 해체는 사실상 어렵다. 유 위원의 지적처럼 탕평 인사와 소통으로 계파 갈등을 줄여나가야 한다. 공천 불이익 등을 내걸고 계파 해체에 무리하게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유 위원은 새 지도부는 '박근혜 체제'라 아니라 '홍준표 체제'라고 못박는다. 공식 지도 체제가 중심이 돼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홍 대표로서는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세력이 산재한다는 불만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하게 산재한 세력들을 조정하고 당을 추스르는 것은 대표의 책무다. 갈등을 줄이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라는 것이 홍 대표를 선출한 당원들의 요구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개혁을 빌미로 대표가 완장을 차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고 있다.
총선이 다가오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세력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나라당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면 공천 과정의 혼란과 대립은 폭발할 소지가 많다.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기본 원칙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새 지도부는 공천 원칙 마련과 정책 개발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소통하지 않으면 원칙을 세울 수 없고 국민을 위한 정책 개발을 외면하면 공멸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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