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철의 별의 별 이야기] 드라마 '내 사랑 내 곁에'당찬 커리어우먼 전혜빈

입력 2011-07-07 14:00:02

"다재다능이란 이런 것"

또렷한 눈빛, 흐트러짐 없는 모습이 당당하다. 구릿빛 피부에서 언뜻 보이는 잔근육이 건강미를 상징한다.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몸매로도 시선이 쏠린다. 여성의 매력과 아름다움은 여성이 더 잘 안다고 하지만, 남성이 봐도 아름다울 따름이다.

가수 출신 배우 전혜빈(28). 얼마 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출간한 뷰티 책으로 주목받은 그녀는 꾸준한 운동과 2개월간의 식단 조절 등 약 6개월을 고스란히 글쓰기에 쏟아부었다.

"20대 때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예요. 평소 운동을 좋아했는데 욕심이 조금씩 더 생기더라고요. 이참에 관련 책도 써보고 싶었죠. 도전하는 느낌도 들고, 세상에 나온 책을 보면서 성공했다는 뿌듯한 느낌을 받으면 행복할 것 같았거든요."

전혜빈은 224쪽에 달하는 책 내용 가운데 전문 지식과 용어 등 5%가량만 제외하고 95% 이상을 직접 작성했다. 날씬한 V라인'탄탄한 S라인 만들기 매뉴얼과 식이요법,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 등 자신이 실행한 내용들을 차곡차곡 써내려갔다.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녀는 "관련 수입 대부분을 좋은 일에 쓸 수 있게 재단 등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좋은 일이니까 당당히 말하려고요. 이런 일은 알리면 저한테도 좋은 것이고, 다들 더 많이 동참하려고 하잖아요. 베풀며 살면 돌아오는 것도 크더라고요."(웃음)

전혜빈은 2002년 그룹 '러브'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뒤 드라마와 영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활발히 활동하는가 싶더니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좋지 않은 일들을 겪어 실어증으로 2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사실을 털어놓은 그녀는 가장 하고 싶어하는 일로 다시 돌아왔다. 올해 초 사극 '야차'로 시청자를 찾은 데 이어 현대물 '내 사랑 내 곁에'에 출연하는 등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재미교포 출신의 당찬 커리어우먼 조윤정으로 나오는 그녀는 고석빈(온주완)과 부부 관계다. 자연스럽게 첫 유부녀 역할을 소화 중인 그녀는 자신의 역할에 대체로 만족했다. "요즘 결혼한 티가 나지도 않고 자유분방한 유부녀 캐릭터가 많잖아요. 물론 예전에는 연인 연기를 했는데 이제 남편이라는 존재를 옆에 두고 연기를 해야 해서 씁쓸하기는 하네요."(웃음)

유부녀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한 건 아니지만, 예전과 비교해 조금 달라진 건 사실이다. 전혜빈은 "어렸을 때는 쉽게 사랑에 빠지는 성격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이성이 앞서는 느낌"이라며 "지금 시점은 아니지만 5년 정도가 지나 32~35살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으면 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사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하겠지 했죠. 하지만 요즘에는 세월이 지나 아이나 남편과 같이 제 편이 없으면 서운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미래를 계획하는 진지함과 더불어 웨딩드레스 화보를 찍을 때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도 결혼하고 싶은 이유다. 조금은 더 어리고 몸매가 좋을 때 남을 위한 화보가 아닌,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다는 것.

연기자로 활발히 활동하는 전혜빈은 다재다능한 인재다. 어렸을 때는 리듬체조 선수였으며, 타고난 춤 실력은 이미 '이사돈'(24시간 춤을 추며 돈다라는 뜻)으로 정평이 나있기도 하다.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10여 편이 넘는 습작, 구체화해서 써내려간 시나리오는 4편이나 된다.

그녀는 "마흔 살이 넘었을 때쯤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며 "극작가 겸 배우라는 타이틀을 따고 싶다"고 바랐다.

전혜빈은 욕심이 무척 많다고 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무엇이든 배우려고 한다. 최근에는 원동기 면허도 땄다. 그녀는 "어떤 것을 배워도 진도가 빠르다"고 했지만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그 속도가 느려진다. 그래서 흐지부지된 경우가 많다"고 웃는다.

운동도 좋아하는 그녀에게 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요가를 잘하는지 묻자 또 배시시 웃는다. "(정)려원 언니가 요가를 했었는데요. 어느 순간 벌 받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그만뒀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 듣고 아예 시작도 안 했어요."

아직 서른 살도 채 넘지 않은 그녀는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연기자로서도 충실하고 싶다. "장르를 고를 수 있다면 액션이나 스릴러물을 하고 싶어요. 액션 연기를 한 적은 없는데 몇 년 전에 액션스쿨 가서 혼자 배운 적도 있어요. 시켜주시면 잘할 자신 있어요."(웃음)

물론, 현 시점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건 '내 사랑 내 곁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다. 아직까지 남편 석빈과의 관계가 나빠지진 않았지만 첫사랑 미솔(이소연)을 잊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에 질투하고 분노하는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8회부터 출연을 했는데 타이틀에 이름도 안 올라가 있어 서운해요. 하지만 윤정이라는 캐릭터로 뽑힌 만족감은 무척 커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한국에 온 인물인데 배신감을 느낀 윤정이 이제 곧 있으면 전혀 다른 독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줄 거랍니다. 기대하셔도 좋아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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