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이우환, 미술관 건립 밑그림 "OK"

입력 2011-07-06 10:37:52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來邱…두류정수장 부지에 만족감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위해 대구를 방문한 이우환(맨 오른쪽) 화백과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오른쪽 두 번째)가 6일 오전 대구 두류정수장 미술관 건립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위해 대구를 방문한 이우환(맨 오른쪽) 화백과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오른쪽 두 번째)가 6일 오전 대구 두류정수장 미술관 건립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위해 대구를 방문 중인 이우환 화백과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6일 오전 두 시간가량 대구 두류정수장 부지를 둘러보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두류정수장은 대구시가 추진 중인 이우환미술관 입지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돼 오던 장소다.

이우환 화백과 미술관의 건축설계를 맡게 될 안도 다다오가 함께 대구를 찾은 것은 대구시가 이우환미술관을 추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두류정수장을 둘러본 이 화백 등이 미술관 입지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임에 따라 2년 전부터 대구시가 공을 들여온 이우환미술관 건립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우환 화백은 "두류정수장 부지가 산을 끼고 있어 공기도 좋고 자연환경도 우수해 미술관 입지로 적합하다. 일부에서 이우환 개인미술관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데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같이 전시를 한다. 대구가 국제적인 문화도시로 자리 잡는 데 이 미술관이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도 다다오는 "부지가 매우 넓고 경사가 완만하고 나무가 많아 좋다. 이 나무를 살리는 방향으로 미술관을 설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화백과 안도 다다오는 자연환경 및 주변 공간과 미술관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미술관 입지의 자연환경을 가장 우선순위로 고려해왔다. 이 화백은 미술관의 설계를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에게 맡겨야 한다고 일찌감치 못박아 두었다. 작품의 콘셉트를 건축에도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지난해 6월 일본 나오시마 섬에 세워진 이우환미술관은 주변의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작품이 자연과 잘 어우러져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두류정수장 방문 이후 이 화백 등은 김범일 대구시장과 함께 오찬을 갖고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과 세부 과정을 논의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지난 2월에도 이우환미술관이 있는 나오시마를 방문해 이 화백과 안도 다다오를 만난 바 있다. 현재 이우환미술관의 콘셉트는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로 윤곽이 잡혀 있으며, 이우환을 비롯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작가들을 위한 미술관이 될 전망이다. 이는 일본 나오시마의 지추미술관과 동일한 콘셉트로, 지추미술관은 안도 다다오가 오로지 세 미술가를 위해 건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현재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워터 드 마리아의 작품 9점만이 전시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위해 이를 준비할 담당 큐레이터를 이미 채용했고, 2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미술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 화백은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전시에 전력을 쏟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미술문화를 대표하는 구겐하임미술관은 원형홀과 6개 층의 램프, 두 개의 부속갤러리 등 전관에 걸쳐 '이우환:무한의 제시'(Marking Infinity)란 제목의 전시회를 지난달 23일부터 9월 말까지 열린다. 한국 작가가 구겐하임에서 회고전을 여는 것은 2000년 백남준에 이어 두 번째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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