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과제

입력 2011-07-05 11:10:48

한나라당의 새 당대표에 홍준표 의원이 선출됐다. 홍 신임 대표는 친이계이면서도 비주류를 자처했고 친박계와도 소통했다. 비수도권 후보로 친서민과 균형 발전을 강조한 유승민 의원은 예상을 깨고 2위를 했다. 대신 친이계 주류의 집중 지원을 받은 원희룡 후보는 4위에 머물렀다. 황우여 원내대표에 이어 당 지도부의 면면이 새롭게 달라졌다. 정치권에선 집권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

새 지도부가 이끌 한나라당의 과제는 돌아선 민심을 되돌려야 하는 것이다. 친서민 이미지를 쌓아 온 홍 대표나 "민생 복지 분야의 노선과 정책이 좀 더 왼쪽으로 가야 한다"는 유 최고위원의 등장으로 정책 노선의 변화는 감지된다. 그러나 노선과 정책이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선 말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 표를 얻기 위한 친서민이 아니라 서민들의 고충을 덜어 주는 정책 실현이 시급하다. 그래야 부자당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

홍 대표는 경선 내내 '럭비공 후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향후 친이계는 물론 청와대와 정부 및 여타 최고위원들과의 대립을 예상하는 이도 있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의 또 하나 중요한 과제는 화합이다. 어차피 계파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대립과 분열을 피하는 길은 화합과 조정 외에 딴 방법이 없다. 독불장군식 당 운영은 홍 대표 자신은 물론 한나라당을 공멸의 길로 몰아갈 수도 있다.

이번 경선 결과를 놓고 사실상 '박근혜 체제'가 등장했다는 말도 나온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당내 갈망이 드러난 결과라고도 한다. 그러나 미래 권력에의 무조건적 집중은 자칫 민심의 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 새 지도부가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먼저 당의 체질부터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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