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방치된 문화재 세상 밖으로…"올해만 241건 보수"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활용해 한옥체험, 전통놀이 체험 등 문화재 특성과 품격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대구문화유산 허동정(60) 대표는 요즘 대구지역에 있는 비지정문화재를 보수·보존하는 일로 바쁜 하루를 보낸다. 대구문화유산은 2008년 2월 서울 숭례문방화사건 이후 각 지역에 방치된 문화재에 대한 민간의 상시관리 활동을 지원하는 정부사업의 일환으로 올 1월 출범했다.
"전국 15개 시·도 중 대구를 포함한 8개 시·도가 우리처럼 문화재 상시관리 활동을 펴고 있으며 관리대상 문화재는 주로 각 문중 재실이나 누각, 서원, 주거가옥, 사찰 등 입니다. 대구에는 국가지정과 시 지정 및 등록문화재를 제외한 비지정문화재는 120곳으로 일부는 훼손됐거나 관리인 없이 방치되고 있었어요."
허 대표에 따르면 대구문화유산은 출범과 동시에 올 1, 2월 대구지역 문화재 전수조사를 실시, 관리시스템을 구축한 후 올 3월부터 5월까지 72회의 순찰점검을 통해 모두 241건을 보수했다.
"비지정문화재 관리는 주로 기와와 벽체를 보수하고 무너진 담벼락을 세우는 일이지만 보수 이후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허 대표는 경주 최씨 종당 경지당(대구시 동구 봉무동), 달성 서씨 재실 참모재(대구 동구 지묘동)의 담장과 훼손됐던 벽체를 보수한 다음 두 문중이 자체 회의를 거쳐 배수로 정비작업과 나뭇가지 전지 및 기단보수 등을 한 것 등이 대표적인 인식변화로 꼽힌다고 했다.
허 대표는 보람이 큰 만큼 아쉬움도 적지 않다. 대구문화유산은 현재 5명 1조로'순찰기동 보수팀'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들이 관리할 문화재가 많기때문에 한곳당 1년에 4, 5회 정도의 손길밖에 미칠 수 없다는 것.
"넝쿨에 덮이거나 훼손이 심해 아직 세상 밖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문화재는 많습니다. 현재 7명의 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넓게 산재한 비지정문화재를 꼼꼼히 돌보는 데는 역부족을 느낍니다."
대구시의 경우 8개 구·군 중 달성군에만 비지정문화재가 40%가량 산재해 있고 아직 발굴되지 않은 비지정문화재도 계속 찾아 보존과 관리를 해야 한다. 대구문화유산 측은 앞으로 비지정문화재에 대해'1가족 1지킴이'운동을 할 계획이다.
"우리 유산은 우리가 지키고 가꿔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가족 나들이 때 특별히 관심을 갖는 문화재를 찾아 그에 얽힌 역사와 조상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들려주면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과 보호의식을 가질 것입니다."
허 대표는 대구 중구청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30여 년 간 문화재관리를 담당하다가 퇴임했다. 재직시절 화재가 난 제일교회 복원사업과 청라언덕 선교사 주택 지붕 등 많은 문화재 복원과 수리에 열정을 쏟아왔다.
비지정문화재 보수 및 수리 신청 053)428-9900.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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