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부실시공 지적…관로 파손 부위 찾아내
구미의 2차 단수사태를 불러온 낙동강 횡단 송수관로 파손사고는 4대강 사업에 따른 설계 잘못 혹은 부실 시공 가능성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구미시는 1일 이번 단수 사태는 낙동강 바닥에 있는 송수관로가 파손됐기 때문에 빚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해평광역취수장에서 낙동강 하중도(하천섬)와 구미정수장을 지나 구미국가산업4단지 배수지로 이어지는 송수관로 중 하중도와 구미정수장 사이의 낙동강 횡단구간 송수관로 한 지점에서 누수현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송수관로가 유실된 지점 위쪽에 가물막이 설치를 1일 완료했으며, 2일부터 파손 부위를 찾아 복구할 예정이다.
토목 전문가들은 송수관로 누수지점 상류 150m까지 강 바닥을 준설하면서 최근 장마 등으로 불어난 물의 빨라진 흐름에 토사가 쓸려내려가 송수관로 일부가 파손 또는 유실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장마와 태풍으로 강물이 불어나 유속이 증가하면서 송수관로 아래 모래가 패여 관로 일부가 유실됐을 것"이라며 "대규모 준설에 따른 유속변화를 고려할 때 송수관로를 더 깊이 묻어야 하는데 설계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거나, 반영했더라도 부실시공을 했을 의혹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이 정도 물에 송수관로가 유실될 정도면 본격적인 장마가 오면 도'송수관로 대부분이 유실될 것"이라며 "하천 기본계획을 다시 수립해 홍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하천학회와 4대강저지범대위는 1일 오후 구미 고아읍 괴평리 구미정수장 앞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낙동강 횡단 송수관로 유실사고의 근본 원인은 4대강 사업 속도전에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구미경실련도 태풍과 장마로 인해 송수관로 사고는 물론이고 희귀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하중도 상당 부분이 유실됐다며 보강공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실련은 이번 장맛비로 광역취수장 쪽 하중도 50m가량, 정수장 쪽 30m 정도가 각각 유실된 것이 확인됐다며, 하중도 비탈면을 돌망태 등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이번 유실된 송수관로는 2004년 구미국가산업4단지가 조성될 당시 건설했으며, 준설을 하지 않은 구간이기 때문에 4대강 사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 "4대강사업저지범대위가 주장하는 7m 정도를 파내 모래가 쓸려 내려갔다는 것과 설계 및 시공시 세굴심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구미 산동'장천'해평면 1천120여 가구의 주민들은 2일 현재 3일째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해 단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전병용기자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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