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난리 겪는 구미 1만6천여 가구…상가 공장 "문닫을 생각하니 눈
"32℃의 무더위 속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는데 달랑 물병 하나로 버티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 이죠."
30일 새벽 구미광역취수장에서 구미국가산업 4단지 배수지로 연결된 도'송수관로에 문제가 생기면서 또다시 대규모 단수가 발생하자, 구미 옥계'양포동과 장천'해평'산동면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특히 지난 5월 구미광역취수장의 가물막이 붕괴로 빚어진 수돗물 공급 중단과 관련, 구미'칠곡 주민 1만7천여 명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또다시 단수사태가 발생하자 주민들과 기업체들은 "더 이상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현재 구미국가산업4단지 내 해마루 공원에 있는 배수지 물이 30일 오후 4시쯤 바닥을 보이면서 이 일대 1만6천여 가구(4만8천여 명)가 수돗물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구미국가산업 4단지 350개 입주기업 중 248개 사에 대한 공업용수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급수차량 81대를 확보, 구미4단지 배수지에 공업용수용 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또 옥계(황상)배수지, 선산 배수지 관로를 4단지 배수지 구역으로 전환해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각 가정에는 물병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또다시 단수 소식이 전해지고 소방차와 물병 등으로 물 공급이 이뤄지자 지역 주민들은 불안하고 짜증스럽다는 반응이다.
구미 옥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37) 씨는 "1차 단수 사태 때 3일간 영업을 못했는데 이제 또 언제까지 문을 닫아놔야 할 지 분통이 터진다"며 "물이 끊기면 장사에 큰 타격을 받는데 어디 가서 하소연 할 곳도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구미 장천면 한 주민은 1일 "어제 출근할 때까지는 물이 조금씩 나왔는데 퇴근하고 난 뒤부터 지금까지 물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다. 지난 5월에도 4일 동안 물이 안 나와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면서 "무더위에 물까지 끊겨 씻는 것은 고사하고, 화장실 사용을 못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학교는 당장 1일부터 수돗물 공급이 중단 돼 학교 급식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구미 장천면 오상고 관계자는 "학교 옥상 물탱크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오늘은 구미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급수 차량으로 급식을 해결했지만 단수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공업용수의 경우 관로를 완전 복구하기까지 2개월 정도 걸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업체들마다 조업 중단을 우려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A기업 관계자는 "지난 5월 단수 때 생수를 사서 임직원들 밥을 지어 먹었는데, 또다시 고생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며 "구미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아니라 사고 잦은 도시로 낙인 찍힐까 우려스럽다"고 푸념했다.
B기업 관계자는 "물차로 생활'공업용수를 실어 나르는것도 한계가 있어 복구가 장기화되면 조업중단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5월의 단수사태와 관련,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구미풀뿌리희망연대'는 피해 시민소송단을 모집, 1만7천649명을 모아 지난달 23일 법무법인 경북삼일을 통해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소송액이 1인당 최소 3만원이어서 전체 소송액은 18억4천700여만원이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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