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기지내 지하수 살충제 DDT 검출

입력 2011-06-30 10:05:52

홍희덕 민노당 의원 '보고서' 공개…美 환경검사 수준 넘어 충격

칠곡 왜관읍 미군 '캠프 캐럴' 기지 내 지하수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DDT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염된 지하수를 이용해온 기지 인근 주민들이 직접적 피해를 받아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29일 공개한 미군의 '캠프 캐럴 41구역에 대한 복원 조사 및 타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지역의 하층토에서 발암물질인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등 각종 오염물질이 미국과 국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특히 지하수 샘플에서도 휘발성 유기화합물뿐 아니라 DDT를 포함한 유기염소계 살충제가 미국 환경보호국 환경검사수준 이상으로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맹독성 살충제인 DDT는 암을 유발하지만 물에 잘 녹지 않아 지하수에서 검출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국내에는 수질 기준도 없다.

보고서는 지하수의 오염이 각종 위험물질을 매립한 41구역의 토양 오염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41구역이 '미래의 지속적 오염원'이라고 지적했다. 41구역으로부터 700m 이내에는 6개의 지하수 관정이 있다. 이에 앞서 한미 공동조사단은 이달 16일 "왜관읍 왜관리의 한 지하수에서 PCE가 물 1ℓ당 0.026㎎ 검출돼 먹는물 수질 기준(0.01㎎)을 초과했다"며 "이 오염물질이 기지 내부에서 흘러나왔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이와 관련, "한국민에게 직접 건강에 피해를 주는 미군 기지 내 환경오염 문제가 꽁꽁 숨겨져왔다"며 "현재 진행 중인 한미 합동조사가 캠프 캐럴 내 전 지역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극동지역 미 육군 공병단이 2009년 2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캠프 캐럴 41구역에서 복원 조사 및 타당성 분석을 실시한 뒤 작성돼 지난 3월 미 육군 대구사령부에 제출된 것이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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